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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단기 美국채 수익률 역전…"경기침체 전조vs아니다"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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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연방준비제도(Fed) 기준 금리 인하 압박도 거세질 듯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제롬 파월 의장. 사진출처-연합뉴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제롬 파월 의장. 사진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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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뉴욕=김봉수 특파원] 미국 국채의 장ㆍ단기 금리가 2007년 이후로 처음으로 역전되면서 경기 침체 가능성을 둘러싼 논쟁이 가열될 조짐이다. 최근 경기 둔화 가능성을 들어 양대 긴축 조치를 중단한 미 연방준비제도(Fed)에 대한 기준금리 인하 압박도 커질 전망이다.


25일(현지시간) 뉴욕 채권시장에서 '벤치마크'인 10년 만기 미 국채 금리는 2.418%에 마감돼 2017년 12월 이래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전날보다 4.1bp(1bp=0.01%포인트) 하락했다. 장중 한때 2.388%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반면 '초단기물'인 3개월 만기 미국채 금리는 1bp 하락하는 데 그치면서 2.445%를 나타냈다. 장ㆍ단기 국채 간 금리차이(스프레드)가 3bp 가까이 역전된 것이다.

이 같은 역전 현상은 2007년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지난 22일에도 10년 만기 채권 금리가 장중 한때 2.428%까지 급락해 일시적으로 3개월 만기 채권의 금리(2.453%)보다 2.5bp 낮아지는 역전 현상이 일어났다가 나란히 2.459%에 마감됐다. 이 같은 장ㆍ단기 수익률 역전 현상은 통상적으로 경기 침체의 전조로 인식된다.


일반적인 경제 상황에선 수익 회수 기간이 오래 걸리는 장기 채권은 인기가 없는 대신 금리가 높고, 단기 채권은 수익 회수가 빠른 만큼 인기가 높은 반면 금리가 낮게 형성된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경기 침체가 예상될 경우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높아진다. 단기 채권 대신 오랜 기간 수익률이 안정적으로 보장되는 장기 채권을 선호하게 돼 장ㆍ단기 채권 간 금리가 역전되는 현상이 나타난다는 것이다. 실제 미 국채시장에서 장ㆍ단기 금리가 역전됐던 1969년, 1973년, 1980년, 1981년, 1990년, 2001년, 2007년 등 6차례 모두 1년 안팎이 지난 후 경기 침체가 시작됐다.


이 같은 우려가 반영돼 이날 뉴욕 증시는 로버트 뮬러 특별검사팀의 '증거 없음' 결론에 따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감세ㆍ규제 완화 정책 지속적 추진이라는 호재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 확산으로 이어져 전반적인 하락세를 이어갔다. 지난 20일 Fed가 기준금리 동결ㆍ자산 보유 축소 중단 등을 발표하면서 올해 미ㆍ중 무역협상과 브렉시트(Brexitㆍ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불확실 등의 이유로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2.3%에서 2.1%로 하향 조정하는 등 경기 둔화 조짐을 경고한 것이 고스란히 실물시장에 반영된 셈이다. 브루스 비틀스 베어드 수석투자전략가는 미 CNBC에 "유럽과 중국에서의 경기 둔화가 지속되면서 바다 건너 미국시장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면서 "지난해 3, 4분기 자본지출 감소 등 미국 경제가 지난해 견실하지 못한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최근의 장기 채권 금리 하락이 구조적인 문제이며, 경기 침체 신호가 아니라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마켓워치 등의 보도에 따르면 재닛 옐런 전 Fed 의장은 이날 홍콩에서 열린 한 금융콘퍼런스에 참석해 "장ㆍ단기 금리 역전 현상을 경기 침체 신호로 보지 않는다"면서 "과거와 달리 지금은 수익률 곡선이 매우 평탄한 경향이 있다. 미국 경제가 둔화되고 있지만 경기 침체가 특히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옐런 전 의장은 "Fed가 어느 시점에 기준금리를 인하할 필요가 있다는 신호일 수는 있지만, 반드시 경기 침체의 분명한 경고는 아니다"고 덧붙였다. 이날 행사에서 찰스 에번스 시카고연방은행 총재도 "수익률 곡선이 역전됐을 때는 언제나 성장이 둔화하는 것을 목격하게 된다"면서도 "경기 침체 우려로 패닉에 빠질 이유는 없다. 올해 약 2% 성장을 예상하는데, 이는 다소 낮기는 하지만 여전히 높은 성장률"이라고 말했다.


Fed에 대한 금리 인하 압박도 강해질 전망이다. 이날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25일 기준 Fed가 오는 9월 회의까지 금리를 내릴 가능성은 56.8%,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은 43.2%로 금리 인하 가능성이 동결 가능성을 웃돌았다. 금리를 25bp 내릴 가능성은 42.1%, 50bp 내릴 가능성도 13.1%까지 높아졌다. 존 힐 BMO 채권전략가는 CNBC에 "시장의 움직임이 경기 침체가 반영된 것이라기 보다는 기술적 신호나 단기적 대응에 따른 것일 수 있다"면서 "채권시장은 이미 Fed의 금리 동결 조치가 있기 전부터 금리 인하 가능성을 고려하기 시작했으며, 올해 최소 25bp 인하 가능성이 채권 가격에 반영돼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뉴욕=김봉수 특파원 bs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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