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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정' 판정받은 아시아나항공…飛上이냐 非常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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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정' 판정받은 아시아나항공…飛上이냐 非常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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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형수 기자, 유제훈 기자] 살얼음판을 걸어왔던 금호 아시아나항공 과 금호산업이 회계법인으로부터 감사의견 '한정' 판정을 받았다. 이는 박삼구 회장의 재기에 사실상 제동이 걸린 것으로, 자본시장 및 항공업계는 아시아나항공의 대응책 마련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업계 일각에선 국내 항공산업에 지각변동이 일어날 수 있다는 관측까지 나오고 있다. 주채권은행인 KDB산업은행의 대응이 주목되는 이유다.


◆'한정' 판정 배경 = 아시아나항공 외부 감사인 삼일회계법인은 22일 감사보고서를 통해 운용리스 항공기의 정비의무와 관련한 충당부채, 마일리지 이연수익의 인식 및 측정, 지난해 취득한 관계기업 주식의 공정가치 평가 등에 대한 적합한 감사증거를 입수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삼일회계법인은 아시아나항공이 작성한 재무제표는 자산과 부채가 정상적인 사업활동을 통해 장부가액으로 회수하거나 상환할 수 있다는 가정 아래 회계처리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항공운송업 특성상 환율과 국제유가 등 대외 변수에 따른 경영성과 변동 가능성을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저비용항공사(LCC)가 노선을 확장하면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는 점도 판단 근거로 제시했다.


아시아나항공이 계속기업으로 유지할 능력에 대한 의문을 제기할 만한 중요한 불확실성이 존재한다고 판단한 삼일회계법인은 아시아나항공이 작성한 재무제표 수정 여부를 결정하지 못하고 최종적으로 한정 의견을 제시했다.

산은은 아시아나항공이 어려워질 경우 적극적인 개입 의사를 내비치고 있다. 지난해 7월 이동걸 산은 회장이 아시아나항공 경영 위기와 관련해 "상황이 급격히 나빠지면 개입하겠다"라는 입장을 밝힌 점이 이를 방증한다. 이에 앞서 지난해 4월 산은은 아시아나항공과 '자구계획 및 재무구조개선 약정'을 체결한 바 있다. 산은은 아시아나항공이 자구개선약정이나 자구계획을 제대로 지키지 않을 경우 자구계획서를 요구할 수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아시아나항공이 시장의 신뢰를 상실했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며 "산은이 나서기 전에 신용평가사들이 신용등급을 1노치(notch)만 내리더라도 회사가 사실상 '디폴트'되는 상황에 내몰릴 수 있다"고 우려했다.


◆배보다 더 큰 배꼽, 차입금 = 아시아나항공이 올해 갚아야 할 차입금은 총 9578억원에 달한다. 지난해 갚았던 차입금(2조1000억원 규모)에 비해선 절반 이상 줄어든 수준이지만, 영업이익(886억원)의 10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문제는 차입금을 상환하더라도 근본적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아시아나항공의 지난해 말 별도기준 부채비율은 720.9%였다. 이번 영구채 발행(1500억원)을 반영할 경우 부채비율은 여전히 611.1%에 달한다.


올해부터 새 회계기준(IFRS-16)에 따라 운용리스 비용도 부채에 포함된다. 아시아나항공은 보유 항공기 82대 중 50대를 운용리스로 도입 해 관련 비용이 크다. 아시아나항공의 지난해 3분기 기준 미래 최소운용리스료 2조8917억원을 부채로 계산하면 부채비율은 다시 903.6%까지 치솟는다.


금융감독원은 최근 영구채를 회계상 자본이 아닌 부채로 분류해야 한다는 의견을 국제회계기준위원회(IASB)에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한준 KTB 투자증권 연구원은 "상황이 악화돼 부채비율이 1000%를 넘어설 경우 신용등급(BBB-)이 하락, 자산유동화증권(ABS)의 추가발행이 어려워지면서 차환이 불가능한 상황에 이를 수도 있다"고 말했다.


◆꽉 막힌 하늘길 = 아시아나항공의 현실은 녹록지 않다. LCC의 급성장 등 국내 항공시장의 경쟁이 과거와 사뭇 다르다. 당장 국토교통부가 이달 초 3개 신생 LCC의 국제항공운송사업자 면허를 인가하면서 국내 LCC는 총 9곳으로 늘었다. 단거리 노선 비중이 높은 아시아나항공으로선 부담스러울 수 밖에 없다.


항공산업의 성장을 견인해 온 국내 항공수요도 최근엔 둔화조짐을 보이고 있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한국인 출국자 수 증가율은 2015년 20.1%, 2016년 15.9%, 2017년 18.4%, 2018년 8.3%로 내리막길을 걷고 있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아시아나항공의 경우 장거리 노선은 대한항공에, 주력인 단거리 노선은 LCC에 치이고 있는 게 현실"이라며 "아시아나항공도 최근엔 장거리 노선 개척에 사활을 걸고 있지만 단시일 내에 구조를 바꾸는 것이 쉽지는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형수 기자 Parkhs@asiae.co.kr
유제훈 기자 kalama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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