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지오넬라증 신고 4년새 10배 급증…올해도 벌써 50건

레지오넬라증 Q&A

-레지오넬라균, 호흡기 통해 흡입돼 전파…물만 있으면 어디든지 존재

-6~8월 여름철에 주로 발생하지만 겨울에도 목욕탕·찜질방 등 감염 위험

[아시아경제 박혜정 기자] 최근 강원도 동해의 온천을 이용한 3명이 레지오넬라증에 집단 감염되자 보건당국이 역학조사에 나섰다. 1차 환경 검사 결과, 온천의 욕조수 등에서 레지오넬라균이 나왔다. 레지오넬라증은 에어컨 등 냉방기기를 많이 쓰는 여름철에 잘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최근 보고된 감염 사례처럼 겨울철 사람들이 많이 찾는 목욕탕, 온천, 찜질방도 안전지대가 아니다.

-레지오넬라증은 무엇인가.

▲레지오넬라균이 호흡기를 통해 인체에 흡입돼 전파되는 호흡기 감염증으로 제3군 법정감염병으로 지정됐다. 레지오넬라균은 물만 있으면 어디든지 존재할 수 있다. 주로 냉각탑수, 온수욕조, 건물의 급수시설, 가습기, 온천, 분수대, 수영장 등 인공으로 만들어진 시설의 오염된 물 속에 있다가 작은 물방울 형태로 공기 중에 퍼져 사람 몸에 들어온다. 레지오넬라균에 오염된 물로 세척한 호흡기 치료기기나 분무기를 사용해도 감염된다. 일반적으로 사람 간 전파는 되지 않는다.

-레지오넬라증이 흔한가.

▲레지오넬라증 신고 건수는 최근 늘고 있다. 2014년 30건(사망 0건)에서 2015년 45건(1건), 2016년 128건(8건), 2017년 198건(17건), 2018년 296건으로 해마다 증가세다. 올해 들어서만 50건이 신고됐다. 월평균 신고 건수는 30건 정도다. 경미한 증상(독감형)보다는 레지오넬라 폐렴이 주로 신고되며 6~8월 여름철에 상대적으로 많이 발생한다. 냉방기기 사용이 증가하는 여름철에 집중되긴 하지만 레지오넬라균의 특성상 겨울에도 관리가 제대로 안 된 목욕탕, 찜질방, 온천 등이 주 감염장소로 지목된다.

-폐렴과 유사한 증상을 보이나.

▲레지오넬라증은 독감형(폰티악열)과 폐렴형(레지오넬라 폐렴)으로 나뉜다. 독감형은 건강한 사람에게 많이 나타나고 발열과 오한, 두통, 근육통, 마른 기침, 콧물 등 경미한 증상 위주다. 보통 2~5일이면 별다른 치료 없이 호전된다. 그러나 폐렴형은 주로 만성폐질환자나 흡연자, 면역저하자에게 많이 발생한다. 24시간 이후 발열과 함께 폐에 염증이 생겨 기침, 호흡 곤란 등이 나타난다. 종종 심근염, 복막염, 신우신염 등 심각한 합병증을 동반할 수도 있다. 치명률을 약 10% 정도다.

-어떻게 예방해야 하나.

▲레지오넬라균은 인공으로 만들어진 물이 있는 환경, 특히 25~45도에서 잘 증식한다. 냉각탑, 병원이나 공동주택의 냉온수 급수 시스템, 목욕탕의 욕조수 등을 정기적으로 청소ㆍ소독하고 수온 및 소독제 잔류 농도 관리 등 환경관리를 철저히 해야 한다. 세계보건기구(WHO)에서는 레지오넬라균 관리를 위해 염소소독을 권한다. 보건복지부도 올해부터 레지오넬라균 검출 기준치를 도입하는 등 목욕장(목욕탕ㆍ찜질방)의 수질기준을 강화하기로 했다.

박혜정 기자 parky@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