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혜민 기자] 김병준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이 24일 차기 당 대표를 선출하는 '2·27 전당대회' 불출마 의사를 공식적으로 밝혔다. 더불어 '친박·탄핵 프레임'에서 자유롭지 못한 황교안 전 총리를 비롯해 오세훈 전 서울시장, 홍준표 전 대표 등도 출마의사를 접어달라며 공개적으로 요구하고 나섰다. 당의 분란과 혼란의 단초를 제공했거나 당에 대한 기여가 확실하지 않다는 이유다.
김 비대위원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같은 입장을 밝혔다.
그는 "비대위를 맡은 이후 6~7개월이 지났고 우리 나름의 노력과 정부·여당의 실책이 합쳐지면서 당이 겨우 혼란과 처참한 상황으로부터 벗어나 회복기에 접어들고 있다"며 "이젠 당 내 통합을 넘어 보수 정치권 전체가 하나되는 걸음걸이를 시작해야 하는데 상황이 좋지 않다"고 말했다. "나오지 않았으면 하는 분들이, 또 나올 명분이 크지 않은 분들이 출마를 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김 비대위원장은 이례적으로 황 전 총리를 거론하며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그는 "우리당 많은 사람들의 고민이 황 전 총리의 출마를 염두한 행보에서 시작됐다고 본다"며 "친박·탄핵 프레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고 당의 기여가 낮다는 점은 말을 안할 뿐 이심전심으로 느끼는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 통합에도 걸림돌이 될 것이고 그나마 약해진 계파논쟁도 재발할 것"이라며 "이런 프레임은 내년 총선을 공세가 아닌 수세로 치르게 할 가능성이 크다. 정부의 실적을 공격하기 전에 상대가 이쪽을 공격하는 프레임이 되면 선거결과도 장담하지 못한다"고 우려했다.
그는 "당의 분란과 어려움, 혼란의 단초를 제공하셨던 분들이나 책임이 있는 사람, 당에 대한 기여가 확실하지 않은 사람들은 출마하지 않았으면 한다"며 "당권이 지니는 역사적 무게를 생각해야 한다. 출마 대신에 내년 총선 험지 출마 등으로 당내외 통합의 밀알이 되겠다는 각오를 다져달라"고 요청했다.
김 비대위원장은 오세훈 전 서울시장과 홍준표 전 대표도 포괄해 이같이 요청했지만 그의 화살은 사실상 황 전 총리를 향해있다. 그는 "가장 적극적인 행보에 당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출마할 경우 비대위 차원에서 조치를 내릴 생각인가라는 질문에 "정말로 출마하겠다면 말릴 힘이 없다"며 "역사적 무게와 소명을 느끼고 감당할 수 있다고 생각될 때 출마해달라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만약 당선이 되면 그야말로 죽을 각오로 당무에 임해야 한다는 얘기"라며 "자리의 역사적 무게가 얼마나 큰지 기록에 남겨두기 위한 것"이라고 불출마를 요구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김혜민 기자 hmee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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