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겹살 100g당 990원…'황금돼지해' 돼지고기값 급락

[아시아경제 조목인 기자] #최근 대형마트를 찾은 김정선(52·가명) 씨는 삼겹살 100g 당 990원의 가격표가 붙어있는 것을 보고 삼겹살 2kg를 구매했다. 당초 삼계탕용 생닭을 구매할 예정이었으나 돼지고기 할인행사를 진행하는 것을 보고 마음을 바꾼 것. 백숙용 토종닭 가격이 한마리에 1만원에 달해 이날 저녁은 삼계탕보다는 삼겹살 파티를 하기로 마음먹었다.

닭고기 가격이 연초부터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는 반면 돼지고기 가격은 하락세다. 황금돼지해를 맞아 유통업계가 관련 마케팅을 전개하며 가격 전쟁에 불을 붙이고 있다.

9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7일 기준 돼지고기 가격은 1kg당(지육) 3123원으로 전월대비 20.5%, 평년대비 21.5% 하락했다. 농협축산정보센터에 따르면 지난달 돼지고기 도매 평균 가격은 1kg 당 3597원으로 6월(5192원) 대비 44% 내렸다. 구제역 등의 여파로 지난해 중순까지 고공행진하던 돼지고기 가격은 여름을 지나면서 하락세로 돌아섰다.

돈육 가격이 떨어지고 있는데다 2019년 황금돼지의 해를 맞아 대형마트와 편의점, 백화점 등은 삼겹살 특가 행사, 황금돼지 도시락 등 다양한 대규모 마케팅을 펼치면서 소비심리를 자극하고 있다. 이마트는 최근 '국민가격'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기간한정으로 삼겹살과 목심을 100g 당 990원에 제공했다. 홈플러스도 온라인몰에서 1300t 한정으로 삼겹살 가격을 100g 당 990원에 내놨다. CU는 돼지고기 메뉴로 구성된 '새해엔 모두다 돼지 도시락'을 내놓는 등 편의점 업계도 관련 이벤트에 열을 올리고 있다.

돼지고기 가격은 올해 상반기에도 하향 안정세를 보일 전망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돼지고기 생산량이 늘면서 이달 돼지 도매 가격은 kg 당 3400원~3700원으로 올해 보다 4%에서 11.8% 수준에서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설 수요가 집중되는 내년 1월21일~2월1일까지 등급판정 마릿수는 75만7000마리로 올해 설 직전(2월1~14일)보다 4.1% 늘어날 전망이다.

돼지고기 가격 하락세는 설을 지나고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농촌경제연구원은 내년 2~6월 등급판정 마릿수가 사육 마릿수 증가로 올해 동기보다 1.1% 증가한 710만마리로 예상했다. 이에 따라 6월까지 돼지 도매 가격은 약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조목인 기자 cmi0724@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