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A투어는 지금 장타자 전성시대 "300야드는 기본"

효과적인 체력 훈련에 장비 발전으로 지난해 무려 60명 "양적인 팽창 거듭"

로리 매킬로이는 지난해 평균 320야드를 날려 PGA투어 장타 랭킹 1위에 올랐다.

[아시아경제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300야드 이상이 무려 60명."

미국프로골프(PGA)투어 평균 드라이브 샷 비거리 이야기다. 지난해 1위는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ㆍ319.7야드), 공동 58위 보 호슬러(미국)가 딱 300야드를 찍었다. 그야말로 '장타자 전성시대'다. '풍운아' 존 댈리(미국)가 원조다. 1997년 처음 300야드(302야드)를 돌파했다. 행크 퀴니(미국)는 2003년 무려 321.4야드를 때려 파란을 일으켰다. 2004년 15명, 2005년 26명 등 이후 양적인 팽창을 거듭하는 추이다.

버바 왓슨(미국)이 2006년 1위(319.6야드)에 올라 거포의 계보를 이었고, 더스틴 존슨(미국) 2009년, 매킬로이가 2012년 속속 장타자 대열에 합류했다. 올해는 특급루키 카메론 챔프(미국)의 가세로 더욱 스포트라이트가 쏟아지고 있다. 웹닷컴(2부)투어를 거쳐 PGA투어 시드를 확보했고, 지난해 10월 샌더슨팜스에서 이미 첫 우승을 수확한 선수다. 특히 평균 328.2야드의 장타가 무시무시하다.

비거리는 매년 늘어나는 추이다. 체격이 커지고, 효과적인 체력훈련, 여기에 드라이버 제작 기술과 골프공 등 장비까지 발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매킬로이가 대표적이다. "웨이트 트레이닝을 통해 근육량을 7파운드 늘려 비거리가 9야드 가량 증가했다"는 매킬로이는 "더 빠른 스윙을 할 수 있게 됐다"며 "300야드 이상 치면 누구나 쉽게 버디를 만들 수 있다"고 했다.

실제 '메이저의 사나이' 브룩스 켑카(미국) 313.4야드(8위)를 비롯해 '3승 챔프' 존슨(314야드ㆍ6위)과 저스틴 토머스(미국ㆍ311.8야드ㆍ11위), 'PO 2연승의 주인공' 브라이슨 디섐보(미국ㆍ305.7야드ㆍ25위), '플레이오프(PO) 챔프' 저스틴 로즈(잉글랜드ㆍ303.5야드ㆍ공동 34위) 등 월드스타 모두 300야드 이상을 날렸다. '부활한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미국)도 마찬가지다. 303.6야드(공동 32위)다.

프란체스코 몰리나리(이탈리아)의 '장타 효과'가 놀랍다. 지난해 7월 퀴큰론스에서 PGA투어 첫 우승을 일궈낸데 이어 디오픈을 제패해 이탈리아 최초의 메이저챔프에 등극했다. 2015년 281.6야드(153위)의 '짤순이'가 2016년 286.7야드(129위), 2017년 291.9야드(99위), 지난해 301야드(52위)로 진화했다는 게 놀랍다. 웨이트 트레이닝에 공을 들였다. "예전에는 항상 소파에 누워있었던 것 같다"고 반성했다.

에리야 쭈타누깐은 3번 우드와 2번 아이언 티 샷으로 260야드를 넘는 괴력을 발휘한다.

여자선수들도 비슷하다. '넘버 1' 에리야 쭈타누깐(태국)은 보통 3번 우드와 2번 아이언으로 티 샷을 하지만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15위(266.57야드)다. 3승을 쓸어 담아 상금퀸은 물론 평균타수와 올해의 선수 등 주요 개인 타이틀을 싹쓸이했다. '왕년의 골프여제' 쩡야니(대만) 1위(275야드), 렉시 톰프슨(미국) 4위(272.57야드), 한국은 박성현(25)이 6위(269.80야드)다.

영국왕립골프협회(R&A)와 미국골프협회(USGA)가 비거리 증가를 막기 위해 장비 규제에 초점을 맞춰 골프규칙을 개정하고 있다는 게 흥미롭다. 헤드 체적 최대 460cc와 반발계수 '0.83' 이하 등이 대표적이다. 최근에는 골프공의 성능 제한까지 검토하고 있다. "(비거리 증가는) 골프장 전장 확대를 강요하고 이는 골프비용 증가로 이어진다"는 비판적인 시각이다. "너무 멀리 나간다는 게" 문제가 되고 있다.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golfkim@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