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 5대4로 ‘합헌’…사법고시 54년 만에 역사의 뒤안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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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윤신원 기자] 헌법재판소가 사법시험 폐지 규정하는 변호사시험법 부칙 조항에 ‘합헌’ 결정을 내리면서 사법시험 부활이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28일 헌재는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변호사시험법 부칙 제2조 ‘2017년 12월31일부터 사시를 폐지한다’는 조항에 대한 헌법소원 심판을 진행했다. 그 결과 재판관 5대4 의견으로 합헌 결정이 내려졌다. 지난해 9월 같은 취지로 열린 심판과 같은 결과다.


심판을 청구했던 사시 준비생들은 당초 ‘위헌’ 결정을 기대했었다. 지난해 합헌 의견을 낸 재판관 중 2명이 퇴임했고 입장을 알 수 없는 2명의 재판관이 새로 선임됐기 때문이다. 지난해 위헌 의견을 냈던 4명의 재판관이 위헌 의견을 유지하고 새로운 재판관 2명이 위헌 의견을 낸다면 합헌 결정을 뒤바꿀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헌재는 “사시 폐지를 합헌으로 결정한 선례와 달리 판단해야 할 사정변경이나 필요성이 있다고 인정되지 않는다”며 “사시 폐지 조항은 청구인들의 직업선택의 자유를 침해하지 않는다”고 선언했다.


또 “사법시험 준비자들의 신뢰를 보호하기 위해 8년 간 유예기간을 둔 점, 사법시험법이 폐지된다고 하더라도 법학전문대학원에 입학해 소정의 교육과정을 마치고 석사학위를 취득하는 경우 변호사시험에 응시해 법조인이 되는 데 아무런 제한이 없다”고 했다.


이번 심판에서 위헌 결정을 내린 4명의 재판관은 지난해와 동일한 결정을 내렸다. 조용호 재판관은 “로스쿨은 필연적으로 고비용 구조를 가질 수밖에 없다”며 “특별전형제도나 장학금제도 만으로는 고액의 등록금을 해결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판단했다.


사법시험은 지난 1963년 도입된 이후 수십 년 동안 학력·성별·나이 등에 상관없이 누구나 응시할 수 있는 유일한 법조인 ‘등용문’이었다. 하지만 1995년 사시 합격 정원을 대폭 확대하면서 ‘사시낭인’을 양산했고 사법연수원 기수문화와 전관예우 등 법조비리의 근원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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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이상의 논의 끝에 2007년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제도가 도입됨에 따라 사시를 폐지하는 것으로 가닥이 잡혔다. 사시 준비생들은 ‘사시 존치’를 헌법소원에 제기했고 로스쿨 학생들은 ‘사시 존치’는 부당한 것이라 주장하며 격돌했다.


하지만 결국 헌재가 ‘사시 폐지’에 손을 들어주면서 54년 동안 법조인을 양성해왔던 사법시험은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윤신원 기자 i_dentit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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