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뉴욕 김은별 특파원] "새해맞이를 할 수 있는 장소 중 가장 안전한 곳이 어디일까." "31일엔 아무래도 보안 검사대를 통과하는 장소에 가는 것이 안전하지 않을까."
2018년 새해맞이 행사를 앞둔 뉴욕 시민들의 고민이다. 들뜬 연말을 보내는 것도 좋지만, 아무래도 '안전'도 우려된다는 것이 일반적인 여론이다.
2017년을 닷새 정도 남겨둔 요즘 미국은 '테러와의 전쟁'을 치르고 있다. 9ㆍ11테러를 겪은 뉴욕시는 테러에 민감한 지역이다. 특히 올해에는 차량 테러, 포트오소리티 버스 터미널 테러 등을 겪으면서 테러 노이로제에 걸려 있다.
뉴욕시가 안전에 신경을 쓴 것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올해 들어 특히 달라진 것은 시민들의 분위기다. 과거에만 해도 과도한 안전 정책에 짜증을 내는 분위기었다면, 이제는 당연히 따라야 하는 규칙으로 여기는 모습이다. 오죽하면 시민들이 안전한 새해 맞이 장소를 고민하게 됐을까.
전 국토안보부 대테러방지 담당자이자 현재 미 ABC뉴스의 기고가인 존 코헨은 "올해 미국이 처한 상황을 바라보면 당연히 안전, 보안 시스템을 강화해야 한다"고 전했다. 전 국립대테러센터 이사인 맷 올슨 역시 "보안 강화는 필수적"이라며 "이슬람국가(IS)의 테러 위협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새해 행사에 대한 우려가 당연히 고조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올해 새해맞이 타임스퀘어 행사 보안의 강도는 역대 최고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매년 배치되던 모래트럭(폭탄테러 발생시 1차 방어막 역할을 한다), 사복경찰 등과 같은 전형적인 장치는 당연하고, 보다 더 창의적인 안전 요소들을 생각해냈다.
특히 뉴욕시는 차량 렌탈 서비스와 대형 주차장, 트럭 렌탈 서비스 근처에 안전요원과 경찰을 특별히 더 추가 배치할 예정이다. 올해 일어난 트럭테러를 감안한 조치로 분석된다. IS에 대해서도 긴장을 늦추지 않았다. 최근 미 FBI, NYPD 등 각 기관은 공동으로 뉴욕의 새해맞이 행사에서 테러가 일어날 확률을 조사,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아직까지 특별한 테러 위협은 나타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지만 그래도 안심할 수 없다는 분위기다.
비교적 쉽게 접근할 수 있었던 공원의 보안도 강화됐다. 뉴욕 센트럴파크에서는 매년 새해맞이 마라톤 행사와 불꽃놀이 행사가 열린다. 지난해에는 마라톤에 참가하지 않는 사람들도 보안조치 없이 공원에 접근 가능했지만 올해는 31일 오후께부터 공원에 진입하려면 공항에 맞먹는 보안검사를 거쳐야 한다. 마라톤 루트 내에는 마라톤 행사에 등록한 선수들만 들어갈 수 있다. 보스턴 마라톤 테러를 감안한 조치다.
갈수록 미국의 보안이 강화되는 이유는 미국의 상황과 맞닿아 있다. IS가 존재감을 과시하기 위해 학교, 지하철역 등 '소프트 타깃(soft target)'을 노릴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에 따른 것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자생적 테러리스트인 일명 '외로운 늑대'의 테러 가능성이 더 높다고 보고 있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예루살렘을 이스라엘 수도로 인정한 것도 외로운 늑대들을 자극할 수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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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도시들이 보안에 목숨을 걸고 있지만 앞으로 이런 보안 조치는 계속 강화될 수밖에 없는 상황인 것 같아 안타깝다. 전 세계가 테러 위협에서 안전하지 않은 상황이고 미 대통령은 잊을 만 하면 폭탄 발언을 하며 위험수위를 높이고 있어서다.
한 뉴욕 시민의 발언이 인상깊다. 그는 "미 대통령이 불안정한(insecure) 발언을 쏟아내면서 미국 시민들은 더 안전을 걱정하게 됐다"며 "대통령의 트위터에 내가 언급되긴 싫으니 안전한 장소를 알아서 찾겠다"고 말했다. 테러가 발생했을 때마다 '애도한다'며 같은 메시지를 트위터에 올리는 트럼프 대통령을 비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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