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소비자 기만' 애플 집단소송 동참…승소 가능성은?
법무법인 한누리, 휘명 등 애플 상대 집단소송 준비 시작
승소 가능성 불투명, 방통위 "애플, OS 사업자라 정보통신망법 등 적용 애매"
한누리 측 "소비자기본법 위반 명백, 애플 본사·애플코리아 모두 책임"
[아시아경제 임온유 기자, 김동표 기자] 미국ㆍ이스라엘에 이어 국내에서도 애플의 '의도적 성능저하'에 대한 집단소송 움직임이 본격화됨에 따라, 이 문제를 둘러싼 논란이 어디까지 확산될 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일단 승소 가능성에 대해선 확신하지 못하는 분위기다. 소송 참여인을 모집하고 있는 법무법인 한누리의 조계창 변호사는 28일 "승소 여부에 대해 지금 확실하게 말할 수 있는 건 없다"면서 "미국 애플 본사뿐 아니라 한국 지사인 애플코리아에도 책임을 물을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배터리가 약해지면 아이폰의 성능 자체를 저하시키는 애플의 '기술적' 결정이 '위법'인지 여부도 불분명하다. 이에 대해 주무부처인 방송통신위원회는 다소 부정적인 해석을 내놨다. 소비자 몰래 이뤄진 성능저하가 이용자의 피해를 유발했다고 볼 여지가 있긴 하지만 어떤 법을 적용해야 하는지는 좀 더 따져봐야 한다는 것이다. 방통위 관계자는 "애플은 운영체제(OS) 사업자여서 정보통신망법이나 전기통신사업법 적용이 어려울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안 파악 정도는 하고 있지만 애플코리아를 겨냥한 실제 조사를 검토하고 있지는 않다"고 한 발 물러섰다.
그러나 조 변호사는 "애플이 성능저하를 일으키는 중요한 업데이트를 고지하지 않았다"는 점을 문제 삼으며 "소비자기본법과 불법행위에 대한 손해배상책임을 규정하는 민법 750조 위반이 명확하다"고 했다. 이미 소송인원 20명을 모집했다는 법무법인 휘명의 박휘영 변호사는 1인당 50만∼100만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할 것으로 알려졌다. 박 변호사는 내달초 서울중앙지법에 소장을 제출할 예정이다.
현재 미국 뉴욕ㆍ캘리포니아ㆍ일리노이 등과 이스라엘 텔아비브에서도 애플에 대한 집단소송 10여건이 잇따라 제기됐다. 이들은 공통적으로 애플이 소비자보호법을 어겼으며 "소비자를 기만했고 비도덕적이며 비윤리적"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미국 비즈니스법을 위반하고 사기성 거래 관행 및 허외 광고를 시행했다는 주장도 있다.
손해배상 청구액은 천차만별이다. 바이올레타 마일리안이란 소비자는 미국 연방법원 중앙캘리포니아지원에 9990억달러(약 1070조원)의 천문학적 배상을 요구하는 집단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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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단소송 관련 소식이 알려지면서 현재 국내 아이폰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소송 참여 방법을 묻는 게시글과 댓글이 급증하고 있다. 네이버카페 '아사모'에서는 관련 투표가 진행되기도 했다. 참여 52.6%, 불참 47.4%로 나타났다. 다만 참여 의견 중 21%가 소송 비용 지불을 꺼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많은 수의 아이폰 사용자들이 집단소송에 동참해 소송 비용이 낮아질 경우 참여자 수는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
한편 지난해 배터리 발화로 단종된 '갤럭시노트7' 사용자 1800여명이 삼성전자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냈지만 패소한 바 있다. 삼성전자는 사태 해결을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했다는 측면에서 애플과 차이는 있다. 당시 재판부는 "삼성전자의 리콜이 적법하고 충분한 조치였으며 감내하기 어려운 정도의 큰 불편을 초래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애플은 집단소송 제기 이후 별다른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김동표 기자 letme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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