삽시간에 인명 삼킨 火魔…'골든타임' 또 놓쳤다
[아시아경제 김민진 기자] 화마(火魔)가 할퀴고 간 충북 제천시 하소동 스포츠센터 참사에서도 구조의 '골든타임'을 놓쳤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건 현장 주변에서는 "화재가 발생한 지 1시간이 넘게 건물 안에 갇혔던 사람이 외부와 전화 통화를 했으나 결국 구조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화재 신고는 21일 오후 3시 53분께 접수됐다. 신고 접수 7분 뒤인 오후 4시 소방차가 현장에 도착했지만 다수에 사망자를 낸 2층 여성 사우나에는 그로부터 30~40분 후에나 진입했다. 이미 20명이 화마에 휩싸여 숨진 뒤였다.
이상민 제천소방서장은 "소방차가 현장에 도착했을 당시는 1층의 차량이 불타고, 주변의 LP가스가 폭발할 위험이 있는 데다 연기 등으로 진입이 어려운 상황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결국 2층의 유리를 깨고 현장으로 진입하는 과정을 거치면서 (예상보다 더) 시간이 걸렸다"고 말했다.
현장을 지켜봤던 목격자들은 "사우나의 유리를 출동직후 곧바로 깼으면 더 많은 사람들을 구조했을 것"이라며 안타까워했다.
고층에 있던 사람들을 구조한 과정도 논란이 되고 있다. 사고 현장에서는 굴절 소방차와 고가 사다리 소방차가 투입됐는데 한 때 굴절 소방차가 고장으로 작동하지 않았다는 목격담이 흘러 나왔다.
소방당국은 기계 고장이 아니라고 해명했다. 사고 현장에 주차된 차량들로 인해 굴절 소방차를 설치하는 데 30분가량의 시간이 지체됐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소방당국이 고층에서 구조한 사람이 1명에 불과하다는 점에서 설득력을 얻지 못하고 있다.
고층으로 피신했다가 목숨을 건진 5명 중 3명은 민간 업체의 사다리차에 의해 구조됐다. 민간 업체의 도움이 없었다면 인명 피해를 키웠을 가능성이 높다. 구조된 또 다른 1명은 고층 난간에 매달려 있다가 소방서가 설치한 에어 매트로 뛰어내려 목숨을 구했다.
당초 알려진 이번 화재의 발화점은 이 건물 1층 필로티 주차장에 주차돼 있던 차량이었다. 하지만 경찰이 스포츠센터에서 불길이 시작될 당시 현장이 담긴 폐쇄회로(CC)TV 영상을 확보해 분석한 결과, 발화점은 건물 1층 천장으로 파악하고 있다. 해당 천장 공사가 진행 중이었던 것을 감안할 때 부주의에 실화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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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국은 22일 오전부터 화재 원인 조사에 착수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소속 5명과 경찰 화재감식전문요원 9명을 포함한 25명의 인력이 이날 오전 9시 30분부터 화재현장에서 합동 현장감식에 들어갔다.
한편, 대형 참사를 낸 스포츠센터의 실소유자가 현직 충북도의원의 처남 이모(53)씨로 확인됐다. 이씨는 지난 8월 경매를 통해 이 건물 전체를 인수했고, 이후 리모델링을 통해 지난 10월께부터 건물 내 시설 운영을 재개했다. 이 건물은 1층 주차장 및 안내소, 2층 여성 사우나, 3층 남성 사우나, 4∼6층 헬스장, 7층 커피숍, 8층 레스토랑이 입점해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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