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 스웨덴이 성폭력 입증책임을 피해자 대신 가해자에 지우는 쪽으로 성폭력방지법(rape law)을 만들기로 했다. 새 법은 성관계를 맺기 전에 상대방의 분명한 동의를 구해야 하며, 동의를 얻지 못한 성관계는 불법이 된다.


영국의 일간지 가디언은 20일(현지시간) 이사벨라 뢰빈 스웨덴 부총리가 "최근의 미투(#metoo) 캠페인은 새로운 법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보여줬다"면서 "새로운 성폭력 방지법은 22일 의회에서 처리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자발적이지 않은 성관계는 불법이다”…스웨덴, 성폭력法 개정
AD
원본보기 아이콘

현행 스웨덴법은 강간을 저지른 자를 처벌하기 위해서는 가해자가 폭력이나 위협을 했다는 사실이 입증되어야 한다. 하지만 개정안에서는 (강간) 피해를 주장하는 쪽이 명시적으로 성관계를 맺겠다는 뜻을 밝히지 않았다면 강간죄가 성립되게 됐다. 스웨덴 언론은 이 법을 '성관계동의법(sexual consent law)'으로 부르며 상대방의 동의를 얻지 못한 성관계는 법을 위반한 것이며, 기소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2014년 집권한 이후 성폭력방지법의 입증 책임을 피해자에게 가해자에게로 전가시키는 개정안을 추진해왔던 스테판 뢰프벤 스웨덴 총리는 "역사적인 개정"이라고 의미 부여했다. 그는 성폭력 피해자들을 언급하며 "사회는 당신들 곁에 있겠다"고 말했다. 뢰프겐 총리는 기자회견을 통해 "성관계는 자발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면서 "자발적이지 않다면 이것은 불법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당신이 상대방의 동의를 얻었다는 확신이 서지 않는다면, 그만둬야 한다"고 말했다.

스웨덴 언론 등은 이 법이 통과될 경우 강간 등 성폭력 행위들에 대한 처벌이 용이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 법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가진 사람들은 이 법이 통과되더라도, 실제 처벌이 늘어나지는 않을 것이라고 지적한다. 이런 비판에 대해 스웨덴 정부는 이 법은 사회의 기준을 바꾸기 위한 법이라고 항변했다.

AD

개정안이 통과되면 내년 1월1일부터 발효하게 된다.


이외에도 스웨덴 정부는 성폭력 피해자 지원법과 해외에서 성매매 행위에 대한 처벌, 성폭력 가해자에 대한 처벌 강화도 추진 중이다. 스웨덴은 성폭력 예방을 위한 10년 계획을 세워 법률과 제도 개선에 나서고 있다.


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보면 좋은 기사

새로보기

내 안의 인사이트 깨우기

취향저격 맞춤뉴스

많이 본 뉴스

당신을 위한 추천 콘텐츠

놓칠 수 없는 이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