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 "이제 선택을 해야 한다. 핵무기를 끝장낼 것인지 우리가 끝날 것인지를."


10일(현지시간)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열린 2017년도 노벨상 시상식장. 노벨 평화상 수상자인 핵무기폐기국제운동(ICAN)의 베아트리스 핀 사무총장과 함께 한 노인이 단상에 올랐다.

[이미지출처=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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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제2차대전 당시 미국의 히로시마 원폭으로 피폭당하고 살아난 사로 세츠코씨였다. 그는 핀 사무총장과 함께 노벨평화상을 받고 연설을 했다.


사로 씨는 원폭 당시 자신이 겪었던 참상을 소개한 뒤 "핵무기는 인류와 공존하지 못하고 우리가 사랑하는 모든 것을 위험에 빠트린다"면서 "이제는 광기를 용납해서는 안 된다"고 호소했다.전 그 끔찍했던 경험을 공유하면서 핵무기의 위험성을 경고했다.

그는 "나는 아직도 그날 아침을 생생하게 기억한다"면서 "오전 8시 15분, 나는 창문을 통해 눈을 뜰 수 없을 정도로 푸른빛이 도는 흰색 섬광을 봤고, 마치 공중에떠 있는듯한 느낌을 받았다"고 떠올렸다. 사로 씨는 "내가 기어 나왔을 때, 잔해는 불타고 있었다"며 "같은 반 친구 대부분은 그 건물 안에서 산채로 불에 타 죽었다. 나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참상을 봤다"고 언했다.


그는 "유령 같은 모습을 한 사람들이 발을 질질 끌며 걸어 다녔고, 괴이한 모습으로 다친 사람들은 피를 흘렸고, 불에 타거나 부어올라 있었다. 그들의 신체 일부는 사라지고 없었다"고 덧붙였다.


그는 "살과 피부는 뼈에 매달려 있었고, 어떤 사람들은 손에 자신의 안구를 들고 있었다. 복부가 파열돼 창자가 드러나 보이는 사람도 있었다. 불에 탄 살의 악취가 가득했다"고 떠올렸다.


핀 사무총장도 "한순간의 충동적 광기가 수백만명의 목숨을 잃게 만들 수 있다"면서 "(핵무기의 위험성은) 냉전 시기보다 요즘이 더 위태로워졌다"고 핵의 위험을 지적했다.


핀 사무총장은 "그동안 핵전쟁을 피해왔던 것은 지혜로운 지도자들이 있었기 때문이 아니라 운이 좋았기 때문이었다"면서 "우리가 행동하지 않으면 빠르거나 느린 시점에 운이 다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핵무기금지조약이 미래의 길을 보여준다"면서 "모든 국가가 가입해달라"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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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아트리스 총장은 핵무기금지조약에 가입하지 않는 주요 나라들을 일일이 언급하며 변화를 촉구했다. 그는 미국에 대해서는 "공포보다는 자유를 선택해달라"고 말했고, 북한에 대해서는 "황폐보다 지혜를 선택해달라"고 당부했다.


영국의 가디언 등 외신은 미국과 북한 간의 핵전쟁 위협 속에서 이번 수상사가 나왔다고 소개했다.


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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