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일본 최대 재계단체인 게이단롄(경제단체연합회)이 내년 봄에 진행되는 노사 임금협상에서 3%대 인상을 요구하는 지침안을 회원사에 제시하기로 했다. 임금인상률과 관련한 구체적 숫자를 명시하는 것 자체가 매우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29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게이단롄은 다음 달 4일 열리는 회장ㆍ부회장 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의 지침안을 논의, 내년 1월까지 확정할 계획이다. 3%대는 기본급과 연차별 정기승급분을 포함한 수치다.

 이번 조치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지난 10월 말 게이단롄에 3%대 임금인상을 직접 요청한 데 따른 것이다. 그간 총리가 "적어도 전년 수준"이라는 표현을 사용해왔음을 감안할 때 이 또한 이례적 행보로 평가됐었다.


 4차 내각 출범과 함께 2019년 소비세율 인상을 예고한 아베 총리는 임금인상을 통해 가계의 실질소득을 높이고 소비를 늘려 경제선순환을 구축하겠다는 목표를 내세우고 있다. 특히 소비세율을 10%로 올릴 경우 전체 내수와 소비에 악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는 만큼 임금인상을 통해 가계소득을 보완하겠다는 방침인 셈이다.

 여기에는 최근 기업 사내유보금이 사상 최고를 기록한 데 대한 정부와 정치권의 압력도 강하게 작용했다. 지난 3월 말을 기준으로 일본 기업의 사내유보금은 406조억엔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로 인해 일각에서는 사내유보금에 대한 과세를 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제기되고 있다.


 신문은 "성장에 따른 이익을 투자 등에 돌리지 않고 모아둔 영향"이라며 "이에 반해 임금성장은 다소 둔하다는 지적이 잇따른다"고 지적했다. 올해 정기승급분을 포함한 임금인상률은 1.98%로 2015년 이후 2년 연속 하락세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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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또한 아베 내각은 임금인상에 적극 참여하는 기업들을 대상으로 한 세제혜택을 확대하기로 했다. 임금인상이나 설비투자를 충분히 하지 않는 기업에 대해서는 법인세 우대 조치를 하지 않는 등 당근과 채찍을 동시에 사용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정부가 재계에 임금인상률을 구체적으로 언급하고 게이단롄을 통해 하달되는 방식이 '관제'라는 비판도 제기된다. 현지 언론들은 이 같은 요청이 각 기업에 그대로 반영되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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