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탁금지법 개정, 공은 국회로…與 "신중" vs 野 "법 조속 개정"
권익위, 시행령 개정안 부결…국회 정무위서 법안 심의 돌입
[아시아경제 김보경 기자] 국민권익위원회에서 부정청탁 및 금품 등의 수수 금지에 관한 법률(청탁금지법)의 3ㆍ5ㆍ10(식사ㆍ선물ㆍ경조사비) 규정을 바꾸는 시행령 개정이 무산되면서 법 개정을 위한 공은 국회로 돌아왔다. 다만 법 개정을 두고 여야가 벌써부터 입장 차를 보이면서 험로가 예상된다.
권익위는 27일 오후 전원위원회를 열어 청탁금지법상 선물 상한액을 농축수산품에 한해 기존 5만원에서 10만원으로 상향 조정하는 시행령 개정안을 심의했지만 격론 끝에 부결됐다.
이로써 국회에 제출된 10여건의 청탁금지법 개정안은 이번 주부터 정무위원회 법안소위원회에서 본격 심의될 전망이다. 그동안 정무위는 청탁금지법의 경제적 영향을 분석한 정부의 연구용역 결과를 기다리거나, 시행령 개정 움직임을 지켜보느라 실질적인 논의가 이뤄지지 못했다.
농어민 피해를 우려해 청탁금지법 개정을 요구하는 목소리는 자유한국당에서 가장 높다. 김광림 한국당 정책위의장은 28일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언론 보도에 따르면 권익위가 시행령 개정안을 의결한 후 당정협의를 진행하고 29일 대국민보고대회에서 공식 발표할 예정이었다"며 "그런데 전원위에서 시행령 개정안을 부결시키는 황당한 결과를 국민 앞에 보였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김 정책위의장은 "이제 국회에서 법 개정으로 나서야 할 때"라며 "시행령 부결 내용을 법안에 담아 농축수산물 생산 농업인과 외식업 종사자들의 어려움을 덜어드리는 노력을 하루빨리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한국당은 김종태, 강석호, 이완영, 김정재 의원 등이 청탁금지법 적용 대상에 농축수산물을 제외하는 법안을 대표 발의했고, 청탁금지법 대책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법 개정에 앞장서고 있다. 청탁금지법의 '3ㆍ5ㆍ10' 규정을 '10ㆍ10ㆍ5'로 바꾸는 한편, 이번 정기국회 내 청탁금지법 적용 대상에 농축수산물을 제외하는 법 개정을 추진하겠다는 방침이다.
한국당 외에도 농어촌 지역구 출신 의원들의 법 개정 의지가 강하다.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을 지낸 정운천 바른정당 의원은 기자와 만나 "농어민들의 피해가 심각하다"며 "하루빨리 국회에서 개정안이 처리돼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정무위 소속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중소기업 생산품 등 다른 업종과의 형평성 문제가 제기될 수 있다"며 신중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 당초 정부여당은 연말까지 시행령 개정을 통해 음식ㆍ선물 가액을 조정하겠다고 밝혔지만 여당 내에서 엇박자가 나는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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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무위 소속 박용진 민주당 의원은 아시아경제와의 통화에서 "국민들은 청탁금지법에 의해서 불편함을 전혀 느끼지 않고 있기 때문에 이 법의 안정성을 위해서라도 더 지켜봐야 한다"며 "법을 시행한 지 1년 만에 바꾼다고 하는 것에 대해서 국민적 동의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학영 민주당 의원은 "한 번 무너뜨리면 계속 무너지니까 가능하면 원론을 지키자는, 신중하자는 입장"이라면서도 "농어민 피해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나오니까 논의를 해 봐야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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