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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급점검, 포스트차이나]베트남진출 조언 요청 쇄도…"성공 심취할 겨를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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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베트남 파고든 한국유통 탐방기
⑩베트남 'LG생활건강'


이인호 LG생활건강 베트남법인장
이인호 LG생활건강 베트남법인장이 롯데백화점 호찌민점 숨 매장 앞에서 사진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오종탁 기자)

이인호 LG생활건강 베트남법인장이 롯데백화점 호찌민점 숨 매장 앞에서 사진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오종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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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오종탁 기자] LG생활건강은 국내 화장품업계에서 베트남을 가장 잘 아는 기업으로 꼽힌다. 20여년 간 베트남에서 숨가쁘게 달려온 LG생활건강은 요즘 더 바빠졌다.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사태가 터진 이후 베트남 시장에 대해 의견, 조언 등을 구하는 요청이 끊이지 않아서다. 그러나 LG생활건강에 있어 베트남은 여전히 하루하루 치열하게 버텨나가야 할 공간이다. 성공에 심취해 과거를 돌아볼 만한 여유도 그럴 생각도 없다.

8년여 동안 베트남에서 근무한 이인호 LG생활건강 베트남법인장은 "베트남 화장품 시장이 미성숙기라고 하지만 브랜드 측면에선 이미 포화 상태"라며 "화장품은 물론 생활용품 하나를 팔려고 해도 막강한 파워와 능력을 갖춘 해외 유명 브랜드들과 경쟁해야 한다"고 말했다.

중국에서 나가떨어진 업체들이 베트남으로 몰리는 상황은 분명 시장에 부정적인 이슈다. 미국에 이은 세계 2위 화장품시장 중국이 최근 비관세장벽을 키우자 크고 작은 관련 회사가 중국을 떠나 베트남으로 밀려들었다. 이런 분위기를 잘 모르는 한국 사업자들도 막연한 '포스트 차이나' 희망을 품고 베트남으로 들어온다. 시장 과밀화·혼탁화가 심해졌다.
이 법인장은 "중국에서 안 통하는 브랜드는 베트남에서도 자리 잡기 어렵다"며 "세계 어느 시장에 내놔도 통할 제품 경쟁력과 함께 어떻게 마케팅을 펼칠지 전략이 확실히 준비돼야 겨우 자리 잡고 성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화장품 시장 규모 자체가 작은 점도 감안해야 할 부분이다. 이 법인장은 "인건비, 직원 숙련도 등 생산 기지 측면에선 베트남이 중국보다 낫지만 소비시장을 봐선 녹록지 않다"며 "시장 자체만 바라보고 섣불리 뛰어들었다간 필패"라고 지적했다. 베트남의 화장품 시장 규모는 아직 한국의 20분의1밖에 안 된다. 동남아 다른 국가인 태국, 대만, 인도네시아와 비교해서는 5분의1 수준이다. 심지어 인구가 578만명에 불과한 싱가포르 화장품 시장 규모보다도 두 배가량 작다.

글로벌 기업뿐 아니라 현지 업계와의 경쟁도 만만찮다. 유통에 대한 규제가 많이 풀렸다고 해도 아직 사업 기회가 생기면 현지 기업에 돌아갈 가능성이 훨씬 높다. 이방인으로서 '로컬'을 이기려면 두세 배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이 법인장은 "20여년 간 노력을 쏟아부은 우리 역시 로컬 회사에 밀리는 부분이 분명히 있다"며 "호찌민·하노이 등 대도시에서만 영업해와 여타 지방을 커버하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베트남 진출 맏형의 가감 없는 현실 진단이다.

갈 길이 구만리다. LG생활건강은 베트남 사업의 내실을 더욱 다지는 한편 여타 동남아 국가 진출 기회도 엿보고 있다. 이 법인장은 "지난해부터 중국 의존도를 줄이면서 동시에 베트남만큼 잠재력이 큰 다른 동남아 국가로 진출하기 위한 작업에 박차를 가해왔다"며 "특히 태국, 인도네시아 등에서 총판이 아닌 직접 운영으로 영업 방식을 바꾸는 것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호찌민(베트남)=오종탁 기자 ta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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