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코틀랜드, 여성·남성 아닌 '제 3의 성' 만든다
성별 변경 절차 단순화…연령도 18세에서 16세로 낮춰
[아시아경제 윤신원 기자] 스코틀랜드에서 조만간 여성도 남성도 아닌 제3의 성(non-binary)이 법적으로 인정될 것으로 보인다.
12일(현지시간) 텔레그래프 등 영국 언론은 스코틀랜드 자치정부가 지난 2004년부터 시행 중인 ‘젠더승인법(Gender Recognition Act)’ 개정에 나섰다고 보도했다. 이번 개정안은 여성도 남성도 아닌 제3의 성(non-binary)을 법적으로 인정하는 내용이 핵심인 것으로 전해졌다. 성별 변경을 위한 절차도 단순화 된다.
기존 젠더승인법에는 ‘성’을 남성과 여성으로 국한했다. 성 정체성에 혼란을 겪는 이들이나 자신의 성별을 남성이나 여성으로 특정하기를 원치 않는 이들 모두 둘 중 하나의 성별로만 규정됐다. 또 성별을 바꾸기 위해서는 ‘성동일성장애(GID)’라는 의사의 진단이 필수적인데 이 과정에서 성소수자들이 느끼는 수치심이 논란이 됐다.
이 같은 이유로 영국하원의회의 여성평등위원회는 성소수자들의 정체성을 존중할 수 있도록 개정안을 발의했다. 제3의 성을 인정하고 아울러 성별 변경을 원할 시 단순한 행정 절차만으로도 바꿀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았다.
최소 연령도 18세에서 16세까지 낮췄다. 16세 미만의 어린이도 성별을 바꿀 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고려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초등학생들이 자신의 성별을 바꾸고자 하는 경우 교사는 부모의 동의 없이 이를 받아들이고 부모에게 통보하지 않을 수 있도록 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교직원에게는 성별을 바꾼 학생들이 그렇지 않은 학생들과 화장실이나 탈의실을 함께 이용하는 것에 우려를 표하는 학부모들을 설득할 의무가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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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젤라 콘스턴스 스코틀랜드국민당(SNP) 장관은 “현재는 성소수자들이 성별을 변경할 경우 출생신고서만 바뀔 뿐 여권이나 운전면허증 등에는 출생 당시 성으로 기입하고 있어 성소수자들이 제대로 된 법적인 보호를 받지 못하고 있다”며 “영국 정부는 스코틀랜드의 모든 이들이 동등한 권리와 존엄성을 가질 수 있도록 인정해야 한다”고 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제 3의 성을 법적으로 인정하게 되면 생길 문제점도 지적하고 있다. ‘여성이라고 인식하는 남성’ 혹은 그에 반대되는 이들을 화장실이나 탈의실에 자유롭게 출입시킬 수 있느냐는 것이다. 성소수자의 권리가 출생 시 성과 정체성이 일치하는 이들의 권리를 도리어 침해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한편 영국 정부는 영국 녹색당(England and Wales)과 젠더승인법 개정안과 관련된 내용을 논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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