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값 1조원 넘던 하이투자증권, 10년도 안돼 4000억대로 전락
경쟁 심화로 중소형 증권사 수익 악화
DGB금융지주에 매각
[아시아경제 권성회 기자] 1조원이 넘는 증권사가 10년도 채 되지 않아서 4000억원대 회사로 전락했다. 현대중공업그룹에서 iM금융지주 iM금융지주 close 증권정보 139130 KOSPI 현재가 19,280 전일대비 1,060 등락률 +5.82% 거래량 726,134 전일가 18,220 2026.05.14 15:30 기준 관련기사 [클릭 e종목]"iM금융, 실적 턴어라운드·주주환원↑" [특징주]은행株, 주주환원 기대감에 줄줄이 신고가 [신년인터뷰]“지방에 양질 일자리 필요…지방은행 역할 키워야” 로 매각이 결정된 하이투자증권 얘기다. 그동안 하이투자증권의 모습은 어떻게 변할 것일까.
DGB금융지주는 하이투자증권의 지분 85.32%를 4500억원에 사들였다고 8일 공시를 통해 밝혔다. DGB금융지주는 이날 오후 이사회를 통해 하이투자증권 인수 안건에 대해 의결했다. 지역은행으로서 수도권과 영남권에서의 영향력을 더욱 높이기 위한 발판으로 준비한 증권사 인수가 드디어 결실을 맺은 것이다.
걸림돌은 있다. 박인규 DGB금융지주 회장이 현재 수십억원의 비자금 조성 의혹으로 경찰의 조사를 받고 있어, 대주주 적격성 심사 통과에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도 점쳐진다. 이 고비를 넘고 DGB금융지주가 당국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통과하게 되면 내년 3월께 하이투자증권을 최종인수하게 된다.
하이투자증권은 1989년 부산에서 제일투자신탁으로 시작한 뒤, 1997년 제일제당이 최대주주가 되면서 점차 몸집을 키웠다. 1999년 제일투자신탁증권으로 이름을 바꾼 뒤 2001년 제일투자증권을 거쳐 2004년 CJ투자증권으로 간판을 다시 달았다.
2008년 9월에는 현대중공업그룹이 CJ투자증권을 인수하면서 지금의 하이투자증권으로 다시 상호를 변경했다. 현대중공업그룹은 당시 HD현대미포 HD현대미포 close 증권정보 010620 KOSPI 현재가 223,000 전일대비 0 등락률 0.00% 거래량 0 전일가 223,000 2025.12.12 15:30 기준 관련기사 "변화 걱정 안다, 미포 저력이 합병 동력"…HD현대重 CEO, 직원들에 손편지 HD현대, '1박2일' 그룹 경영전략회의…"5년 내 매출 100조원 간다" HD현대중공업-HD현대미포 공식 합병…통합 법인 출범해 을 통해 CJ투자증권을 사들였는데 매각 금액이 7050억원에 달했다. 이어 그해 12월과 2010년 9월 두 차례의 유상증자를 통해 총 4000억원의 자금을 조달했다. 1조1000억원이 넘는 자금을 들인 것이다.
현대중공업그룹은 9년간 회사를 운영하다 원금의 40% 수준에 회사를 판 셈이다. 더군다나 DGB금융지주가 계획한 대로 현대자산운용과 현대선물을 재매각하게 되면 인수 비용은 더욱 저렴해진다.
9년 사이 하이투자증권 가치가 반토막도 더 난 것은 증권사들의 경쟁이 심화되면서 중소형사들의 수익성이 점차 악화됐기 때문이다. 하이투자증권의 올해 상반기 기준 자기자본은 6891억원으로 전체 증권사 중 16위에 올라 있다. 초대형 투자은행(IB)의 자격요건인 자기자본 4조원에 한참 못미치는 건 물론이다.
올해 주식시장은 활황을 맞았지만 중소형사들은 그 수혜를 온전히 받지 못했다. 특히 하이투자증권은 올해 상반기 영업적자가 123억원을 넘었다. 전년 동기 영업이익은 227억원이었다. 하이투자증권은 지난해 전체 영업이익도 164억원을 기록, 2015년 423억원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리테일 사업부에서 250억원 가량의 적자를 기록한 것이 타격이었다. 자기자본도 2015년 7146억원, 2016년 7122억원에서 올해 6000억원대로 줄어들었다. 실제로 시장에서는 하이투자증권의 수익성이 높지 않고 비교적 높은 인수 자금 때문에 DGB금융지주에 대한 우려의 시각이 나타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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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에도 하이투자증권 매각을 추진했었던 현대중공업그룹은 올해 초 현대중공업이 지주사로 전환하면서 현대미포조선이 소유한 하이투자증권 지분 매각을 서둘렀다. 산업지주회사가 금융회사를 소유하지 못하도록 한 공정거래법 때문이었다.
이 역시 매각금액을 높이지 못한 이유 중 하나다. 2008년 당시 현대중공업그룹으로 인수되면서 "자산관리형 대형금융투자회사로 성장해 그룹 내 핵심 비즈니스의 한 축이 되겠다"고 외친 꿈은 10년도 되지 않아 사그라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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