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이상 우주물체 50만 개가 지구를 맴돈다
[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 우주물체의 충돌 위험 시대에 인류는 들어서고 있습니다. 우주물체와 충돌하면 그 영향력은 과연 어느 정도일까요. 우주공간에서 초속 10㎞로 지름 1㎝ 짜리 구슬과 충돌한다고 가정했을 때 인공 위성은 견뎌내지 못합니다. 인공위성의 주요 부분을 비롯해 전체 기능 장애를 발생시킵니다. 10㎝ 이상 크기의 우주파편과 부딪치면 위성은 파괴됩니다.
우주물체는 과연 얼마나 많을까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의 2016년 자료를 보면 우주물체의 종류에는 인공위성, 소행성, 혜성, 유성체, 우주 잔해물 등으로 구분됩니다. 지름 10㎝ 이상인 우주물체는 약 2만2000개. 지름 1㎝ 이상은 무려 50만개. 지구위협 소행성은 약 1650개에 달합니다.
◆우주공간은 인공위성 천국=소련은 1957년 인류 최초로 인공위성 '스푸트니크'를 발사했습니다. 이후 냉전 체제가 펼쳐졌고 미국과 소련의 위성 경쟁이 본격화됩니다. 지구 주변에 로켓·인공위성 등 인공 우주물체들이 새롭게 등장한 계기입니다. 인공 우주물체는 지구 중력에 이끌려 지구로 추락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럴 때 실시간 감시는 물론 물체에 대한 궤적을 추적해 추락 지점을 정확히 파악해야 합니다. 다행히 그동안 대부분 추락 물체들은 바다에 떨어졌습니다.
최근 또 다른 우주물체가 지구로 추락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과기정통부가 모의훈련까지 했습니다. 올해 12월말에서 내년 3월 중 중국 우주정거장 '톈궁 1호'가 지구로 추락할 것이란 전망입니다. 물론 장비 대부분은 대기권에 진입하면서 불타 없어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김진우 과기정통부 우주기술과장은 "톈궁 1호 등에 설치돼 있는 연료탱크 등은 매우 강한 재료로 돼 있어 불에 타지 않고 지구에 추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톈궁 1호는 현재 293㎞ 고도에 위치해 있습니다. 매일 약 15회 지구를 공전합니다. 지구중력으로 인해 매일 1~2㎞ 정도씩 고도가 낮아지고 있습니다. 김 과장은 "톈궁 1호가 한반도에 추락할 확률은 약 0.4%로 낮은 수준"이라며 "그러나 정확한 시점과 지점 예측은 불과 1~2시간 전에 가능하다"고 했습니다.
◆우주물체 감시는 국제 공조가 필수=세계 각국은 우주 상황인식 프로그램을 통해 위험을 사전에 파악하고 이를 최소화시키거나 방지할 방법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중생대 공룡을 멸종시킨 것은 지름 10㎞급 소행성 또는 7㎞급 혜성이었을 것으로 과학자들은 보고 있습니다. 20~50m급 소행성이 1908년 러시아 퉁구스카에 이어 2013년 첼랴빈스크에 떨어져 공포를 드리운 적도 있습니다.
태양계에 분포하는 소행성과 혜성은 고유 궤도를 따라 운동합니다. 문제는 지구 중력과 다른 물리적 원인으로 그 궤도를 벗어나 지구에 위협을 줄 수 있다는 점입니다. 우주공간은 진공에 가깝습니다. 그럼에도 희박한 공기는 존재합니다. 이 때문에 인공 우주물체에 마찰력으로 작용해 저궤도에 있는 인공 우주물체의 고도가 점점 낮아지는 것입니다. 결국 지구로 추락할 수밖에 없습니다.
과기정통부가 분석한 자료를 보면 연간 약 50개 이상의 인공위성과 발사체가 추락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됩니다. 무게 1t 이상의 대형 인공위성은 대기권에서 전소되지 않습니다. 약 20~40% 잔해가 지구에 떨어집니다. 지난 50년 동안 대기권 재진입 과정에서 불타지 않고 지상 혹은 바다에 추락한 인공 우주물체 파편의 총 질량은 약 5400t에 이를 정도입니다.
지구에 추락하는 것뿐 아니라 우주공간에서도 이들 인공 우주물체들은 위협적입니다. 다른 인공위성이나 혹은 국제우주정거장에 머물고 있는 우주인에게 큰 위험이 될 수 있습니다. 이들 우주물체는 초속 7㎞ 이상으로 날아다닙니다. 총알보다 빠릅니다.
우주물체 감시시스템은 '탐지→추적→식별→목록화 과정'을 거칩니다. 소행성 등 자연 우주물체는 물론 인공위성과 우주 잔해물에 대한 탐지ㆍ위치 추적이 이뤄집니다. 감시하는 방법으로는 우주물체를 직접 관측하는 광학 감시법과 전파 신호인 레이더를 이용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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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측 장비가 많을수록 더욱 정밀한 감시가 가능한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문제는 그 수와 크기를 무한정 늘릴 수 없다는 데 있습니다. 감시망에 걸리지 않는 우주물체도 있을 수 있음을 의미합니다. 유럽 14개국은 이런 배경으로 서로 연대해 2008년부터 우주상황 인식(Space Situational Awareness·SSA) 프로그램을 통합적으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일본 역시 최근 감시 시스템 대응체계를 구축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과기정통부와 한국천문연구원 등 위성 운영기관을 중심으로 우주물체 감시시스템과 우주위험 대응체계를 구축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우리나라는 1992년 '우리별 1호'를 시작으로 총 17개 위성을 쏘아 올렸습니다. 한국형 발사체가 개발되고 차세대 인공위성 등이 발사되면 우주물체 감시 시스템 업그레이드도 검토해야 합니다. 우주 위험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우주물체 감시 자료를 분석해 위험을 식별해야 하는 게 기본입니다. 위험 정도를 분석·예측하는 분석 시스템을 갖춰야 합니다. 넓은 하늘을 관측해 우주물체의 추락과 충돌 위험 징후를 감시하는 광역감시 시스템도 있어야 합니다.
정종오 기자 ikoki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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