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24 후폭풍]주담대만 눌러 '풍선효과'…강남 집값만 더 오르나
재건축 시장 직격탄 될 수 있지만, 서울 등 부동산 영향 미미…마이너스 통장 등 기타대출 풍선효과도 우려, 가계 빚 질 악화 가능성
[아시아경제 박민규 기자, 구채은 기자, 정현진 기자] 10·24 대책에서 정부는 가계부채의 절반 이상(54%)을 차지하는 주택담보대출을 정조준했다. '주택규제 완화→집값상승 기대→주택담보대출 증가→가계부채 폭증'으로 이어지는 매듭을 끊기 위해 대출규제부터 시작해야 한다는 진단에 따른 것이다. 하지만 남은 46%에 해당하는 신용대출을 포함한 기타대출에 대한 고려는 부족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8ㆍ2 대책 이후 일어난 풍선효과가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다.
이번 대책과 관련 부동산 시장에선 재건축시장에 직격탄이 될 수 있지만 중장기적으로는 강남 집값 등 서울 및 특정 지역의 부동산 가격 안정에는 영향을 주지 못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관련기사 18면
◆강남 문턱만 높아질 듯 = 강남 집값 안정화를 정조준한 8ㆍ2 부동산 대책과 가계부채대책이 내포한 의미는 명확하다. 빚을 내 부동산 투자를 하는 시대는 지났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로 인해 중산층과 실수요자의 강남 진입장벽이 더 굳건해 진 아이러니한 상황이 연출되게 됐다는 게 전문가들 분석이다. 정부가 대출 규제를 통해 돈줄을 죄면서 당장 강남권에 내집 마련을 계획한 실수요자들은 자금 마련에 애를 먹을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투기과열지구 및 투기지역인 강남은 분양가의 40%까지만 중도금대출이 가능하다. 이 마저도 기존 대출이 없을 경우에 한해서다.
또 강남 아파트 청약시 중도금 대출 보증 한도도 5억원으로, 지금보다 1억원 더 떨어진다. 이 규정대로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분양보증을 받기 위해 몸값을 낮춰 로또아파트로 불렸던 신반포센트럴 자이를 분양받고 싶다고 가정한다면 분양가 14억2000만~15억6000만원 가량 중 최소 9억2000만원을 현금으로 들고 있어야 한다는 의미다.
양지영 리얼투데이 콘텐츠본부장은 "이번 대책으로 소득이 낮은 서민들은 내 집 마련이 더 어려워질 것"이라며 "거래 절벽 및 부동산시장 침체로 이어질 수 있다"고 판단했다. 이남수 신한금융투자 부동산팀장도 "현재 분양시장이 양극화돼 있는 상태인데 이런 현상이 더욱 심화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특히 자기자본이 적은 사회초년생과 생애최초주택 구매자들 같은 선의의 피해자가 발생할 것"으로 우려했다.
◆비주택담보대출 풍선효과 우려 = 이번 정부 정책은 8ㆍ2 부동산 대책의 다주택자 중심 규제 기조가 이어졌다는 점에선 긍정적이다. 일각에선 앞으로 '다주택자 추가 대출 사실상 불가'라는 평가까지 나온다.
문제는 신용대출, 마이너스 통장 등 가계대출의 남은 절반을 구성하는 비주택담보대출이다. 주택담보대출의 자금줄을 죄면 그보다 오히려 금리가 높은 신용대출을 우회로로 택하는 풍선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
실제 8ㆍ2 대책 직후 신용대출, 마이너스통장 대출 등을 포함한 8월 기타대출은 3조4000억원 늘어났다. 이는 지난 2008년 1월 관련 통계집계 이후 최대 증가폭이다.
주담대로 갔던 대출 수요가 신용대출로 쏠릴 경우 가계부채의 질이 더 나빠질 수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8월 기준 주택담보대출 평균 금리는 3.28%, 일반 신용대출 금리는 3.78%다.
금융권 관계자는"이번 대책 발표에도 가계의 대출 수요가 줄지 않고 신용대출이나 다른 고금리 상품으로 옮겨 가면 가계의 가처분소득이 줄고 가계부채의 질이 오히려 더 악화될 수 있다"면서 "그러면 소득주도 성장을 표방한 정부의 가계부채 대책의 실효성도 떨어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산정방식 안갯속 = 도입이 1년도 채 남지않은 DSR과 관련해 구체적인 산정방식이 발표되지 않는 점도 문제다. DSR란 소득 대비 전체 부채의 원리금 상환액을 고려한 대출규제다. 주택담보대출뿐만 아니라 마이너스통장, 신용대출 원리금 상환액까지 모두 포함한다.
하지만 마이너스통장 등의 한도대출을 어떻게 평가하는 등의 세부내용은 여전히 안갯속이다. A은행 관계자는 "신(新)총부채상환비율(DTI)는 DSR 도입 이전 과도기적인 과정"이라며 "신용대출이나 자동차 할부금융 등 모든 대출을 반영하는 DSR 도입에 앞서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한 장치의 성격이 강한데 이번 대책엔 그 내용이 없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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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은행 관계자는 "DSR와 관련해 아직까지 금융당국과 은행권이 논의를 진행하고 있고 세부적인 사항에선 의견을 달리하는 부분이 많다"며 "DSR 도입까지는 넘어야할 산이 꽤 많다"고 말했다.
◆가계부채 대책의 딜레마 = 10ㆍ24대책의 각론들 대부분이 기존대책의 '재활용'이란 점도 지적되고 있다. 임대업이자상환비율(RTI) 제도는 이미 각 은행에서 시행되고 있다. 자영업자를 타깃으로 한 '해내리 1대출'은 기업은행이 올해 초 내놓은 소상공인 대출의 금리와 보증료를 추가 인하하고 이름을 바꾼 것에 불과하다. 규모도 애초 1조원에서 1800억원을 더했을 뿐이다. 이외에 연체금리 산정체계 개편, 장기소액연체자 채무 지원 등 대부분의 대책이 올해 초 업무보고나 지난해 시행한 여신심사가이드라인에 포함됐던 내용들이다.
구채은 기자 faktum@asiae.co.kr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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