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성비ㆍ가용비 따지는 건 '기본'…B급·리퍼·렌털 제품 인기↑
[아시아경제 조호윤 기자]장기 불황에 소비 지갑이 꽉 닫혔다. 소비자들은 그나마 가성비(가격 대비 품질), 가용비(가격 대비 용량) 높은 제품들에만 지갑을 열었다.
소비동향을 가늠해볼 수 있는 국내 8월 소매판매액 증가율은 0.8%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월(3.5%)보다 감소한 수준으로, 지난 2월 이후 6개월 만에 최저치다.
내수 침체가 지속되는 탓에 소비 행태도 변화했다. 소비자들은 구매를 줄이고, B급 상품, 리퍼 제품, 가성비 혹은 가용비가 좋은 제품들만 찾는 모습이다.
리퍼 상품은 고객들이 단순 변심으로 반품한 제품을 뜻한다. 미세한 흠집이 있는 제품, 단기 전시용으로 사용했던 제품들도 포함된다. 리퍼 제품들은 보수, 재포장 등의 과정을 거쳐 정가 대비 크게 할인된 가격에 판매되는 특징을 가진다. 알뜰쇼핑 팁으로 자주 거론된다.
실제 SSG닷컴이 올해 3분기까지 리퍼상품을 구매한 고객들을 분석한 결과, 구매 고객 수는 전년 동기 대비 72.9%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3년간의 수치를 집계해보면, 2014~2015년 고객 수도 전년 동기 대비 각각 64.2%, 43.6% 늘어나는 추세다.
B급 제품도 불황 덕에 주목받는 제품으로 꼽혔다. 시장조사전문기업 마크로밀 엠브레인의 트렌드모니터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의 75.1%가 B급 상품을 구매하는 것을 똑똑한 소비활동이라고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B급 상품을 구입해본 경험이 있는 소비자(79.6%)가 경험이 없는 소비자(69.6%) 보다 더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전국 만 19~59세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B급 상품 이용 관련 인식조사를 실시한 결과다.
B급 제품이 인기를 얻는 배경에는 과시적 소비에 대한 피로감이 있었다. 전체 응답자 중 64.2%는 최근 과시용 소비에 피로감을 느낀 소비자들이 많아진 것 같다고 답했다. 더불어 앞으로 남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자신에게 중요한 제품을 적절하게 선택하는 소비자가 증가할 것(74.6%)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조호윤 기자 hodo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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