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질' 사건, 5거래일 지나면 주가는 떨어진다
[아시아경제 박철응 기자]기업 오너들의 이른바 ‘갑질’ 사건이 처음 알려진 지 5거래일이 지나면 주가가 눈에 띄게 하락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언론 보도 이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으로 2차 확산되면서 주가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임현일 한국기업지배구조원 부연구위원은 최근 ‘오너리스크가 기업가치에 미치는 영향’이란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오너 및 오너 일가의 사회적 문제 및 ‘갑질’과 관련된 이슈들은 기업 주가의 단기 수익률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한 제약회사 회장의 운전기사 폭언 논란 등이 연구 배경이다. 오너 리스크가 발생한 8개 기업집단, 31개 상장사를 표본으로 했다. ‘갑질’ 사건 발생 20거래일 전부터 180거래일 전까지를 정상수익률 추정기간으로 잡고, 사건이 언론에 최초 보도된 시점부터 20거래일까지의 누적비정상수익률(CAR)을 측정하는 방식으로 영향을 분석했다.
사건 보도 이후 5거래일까지는 큰 변화가 없었으나 그 이후에 주가가 눈에 띄게 떨어졌으며 15거래일이 지나면 다시 한 번 가파른 하락 곡선을 나타냈다. 부정적 뉴스에 대한 지연된 반응이란 해석이다.
임 부연구위원은 “1차적으로 미디어를 통해 뉴스가 확산이 되고, 이후 포털의 실시간 검색어, 개인 SNS 등을 통한 2차 확산이 이뤄진 후 여론이 더욱 악화되는 현상이 나타난다”고 했다.
그는 이어 “오너 및 오너 일가의 예측할 수 업는 돌발 행동은 일반 투자자들이 모니터링하고 통제할 수 없는 영역이나, 이로 인한 피해는 일반투자자들에게 그대로 전가되고 있다”고 판단했다.
또 평소에 사회적 책임 활동을 성실하게 하면 주가 급락 위험을 줄일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04~2011년까지 유가증권 시장에 상장된 제조업체들을 대상으로 한 분석한 결과다. 사회적 책임 활동이 일종의 보험 역할을 할 수 있는 셈이다.
무엇보다 오너 리스크로 인한 주주들의 피해를 예방하고 구제할 수 있는 제도가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임 부연구위원은 “미국처럼 집단소송의 적용 범위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면서 “갑질 논란이 끊이지 않는 것은 무거운 페널티(벌칙)가 없기 때문이다. 적절한 페널티와 비용이 수반되지 않으면 이같은 현상은 앞으로도 반복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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