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남 얼굴에서 치사량 1.4배의 VX 검출돼"
[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이복형 김정남의 얼굴에서 치사량의 1.4배에 달하는 농도의 VX 신경작용제가 검출됐다는 법정 증언이 나왔다고 10일(현지시간) 채널뉴스아시아가 보도했다.
말레이시아 화학청 산하 화학무기분석센터의 라자 수브라마니암 소장은 이날 말레이시아 샤알람 고등법원에서 진행된 김정남 암살 관련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김정남의 얼굴 피부에서 체중 1kg 당 0.2㎎ 수준의 VX가 검출됐다"고 밝혔다.
액체와 기체 상태로 존재하는 VX는 피부에 닿거나 들이마시면 몇 분 내에 신경계통을 마비시켜 사망에 이르는 맹독성 물질이다. 대량살상무기로 분류돼 생산과 사용이 금지돼있다.
라자 소장은 검출된 양이 암살이 가능한 수준인지를 묻는 질문에 "직접적인 대답은 할 수 없다"면서도 "치사량의 약 1.4배"라고 답변했다. 치사량은 사람의 체중 1㎏당 0.142㎎ 수준이다. 김정남의 눈에서 검출된 VX 신경작용제의 농도는 상대적으로 옅은 체중 1㎏당 0.03㎎으로 파악됐다.
그는 "김정남의 재킷의 옷깃과 소매에서도 소량의 VX가 검출됐다"며 "공격을 받은 후 얼굴을 닦는 과정에서 묻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라자 소장은 김정남 암살에 가담한 혐의로 기소된 여성들의 옷 등에서도 VX가 확인됐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김정남의 상의와 가방 등 소지품은 이미 지난 3월 시신과 함께 북한에 인도된 상태라, 이번 공판에서 증거물로 제출되지는 못했다.
김정남은 지난 2월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공항에서 인도네시아인 시티 아이샤(25)와 베트남 국적자 도안 티 흐엉(29)의 기습을 받고 사망했다. 김정남의 얼굴에 VX를 바른 혐의로 기소된 피고인들은 당시 몰래카메라 TV 촬영을 위한 촬영인 줄 알았을 뿐, 살해 의도는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현지 경찰관계자인 완 아지룰 니잠 체완 아지즈는 이날 법정에서 범행 이틀전 흐엉이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에서 예행연습을 하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그는 "예행연습 시 상대의 얼굴을 손으로 부드럽게 쓸어내린 후, 사과했다"면서 "실제 김정남에게 기습할 때는 매우 거칠고 공격적이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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