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경제진단]4분기 수출 '빨간불'…"버틸수 있나"
글로벌 통상환경 악화, 조업일수 감소 탓에 수출 증가세 둔화 예상
지난 1월부터 증가세 두 자릿수로 확대…기저효과 기대할 수 없어
백운규 장관 "관련 동향 면밀히 모니터링·수출구조 혁신 위해 노력"
[아시아경제 이광호 기자]지난달 수출이 월 기준 사상 최대 기록을 세웠다. 최대 수출국인 중국은 물론 미국, 유럽 등지로 고르게 증가세를 기록하는 한편 동남아, 인도 등으로의 수출도 크게 늘었다. 특히 반도체 디스플레이 중심으로만 이뤄지던 증가세가 석유화학, 철강 제품 등에서 고른 증가세를 보였다.
지난 1일 산업통상자원부가 밝힌 '9월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월간 수출 실적은 551억3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1956년 수출 통계 작성을 시작한 이래 61년 만에 최대치다. 지난해 9월과 비교해서는 35%나 증가하며 9개월 연속 두 자릿수 증가세를 나타냈다.
이에 따라 지난달 무역흑자는137억5000만 달러에 달했다. 해외로 썰물처럼 빠져나가는 여행수지 적자를 메우고도 크게 남을 정도다. 지난달 수치로만 보면 수출경기가 완벽하게 살아난 모습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수출 증가세가 올해 4분기부터 상당히 둔화될 것으로 진단했다.
우선 지난달 수출 급증세는 열흘간의 추석 연휴를 앞두고 밀어내기 수출을 했을 가능성이 높고, 지난해보다 2.5일 늘어난 조업일수도 큰 역할을 했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지난해 10월까지 지속적으로 수출 증가세가 마이너스를 기록한 기저효과가 상당히 작용했을 것이란 관측이다.
특히 긴 연휴로 10월 조업일수가 크게 줄어들면서 마이너스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어서, 10월 이후에도 수출 증가세가 지속적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또 11월부터는 지난해 이후 지속적으로 수출 증가세를 이어왔고, 지난 1월부터 그 증가세가 두 자릿수로 확대된 만큼 기저효과를 기대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여기에 북핵 위기를 둘러싼 지정학적 긴장감이 이어지고 있고,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보복도 언제 풀릴지 기약이 없다.
산업부도 9월 수출입 동향을 발표하면서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강화, 연준(FRB) 보유자산 축소, 주요국 통화정책 정상화로 인한 환율 변동성 확대, 조업일수 감소 등이 하방 요인으로 작용해 이달부터는 수출 증가율이 둔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백운규 산업부 장관은 "4분기부터는 글로벌 통상환경 악화, 조업일수 감소 등으로 수출 증가율이 둔화될 가능성이 있어 관련 동향을 면밀히 모니터링 해나가겠다"며 "수출이 단순히 양적 성장에서 머무르지 않고 일자리 창출이나 중소기업 성장 등으로 국내 경제에 균형 있게 확산될 수 있도록 수출구조 혁신을 위해서도 지속적으로 노력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한국무역협회가 국내 801개 수출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4분기 수출산업경기전망지수(EBSI)는 100.3을 기록해 전분기에 비해 나아지지 않을 것으로 관측됐다. 기준선인 100은 넘어섰지만 2분기 106.0, 3분기 116.6에 비해 수치가 크게 떨어졌다.
무역협회는 "경기적 요인 외에 4분기 조업일수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5일 줄어든 점이 수출 회복세에 부정적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또 대한상공회의소가 전국 2200여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4분기 경기전망지수(BSI)를 조사한 결과, 85에 그쳐 전분기보다 무려 9포인트나 떨어졌다. 제조업 BSI는 지난 1분기에 68을 기록한 이후 2분기와 3분기에는 각각 89와 94를 나타내며 상승곡선을 그렸으나 다시 하락했다.
대한상의는 "중국과 미국 등 주요 교역국의 보호무역주의 흐름, 북핵 리스크 등 짙어진 대내외 불확실성이 경기 회복 발목을 잡으면서 경기 회복 기대심리가 가라앉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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