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conomia]여의도 서점서도…부동산에 밀려난 증권 서적
[아시아경제 문채석 기자] "경제에 관심 있고 투자도 할 거야. 그런데 주식? 글쎄…."
지난 4일 오후 여의도 영풍문고에서 만난 전직 공인중개사 나모씨(60)는 경제 서적 다섯 권을 쌓아 놓고 읽고 있었다. "새 일자리를 찾는 중"이라고 했다. 투자, 경매, 땅, 월세 책을 두루 읽지만 주식 투자에 대해선 고개를 저었다.
65세 이상 인구 14% 돌파, 기준금리 동결 시대에 저축만으로 노후를 대비하기 어렵다는 조언이 쏟아지고 있다. 이날 영풍문고 경제ㆍ경영 코너에선 정장을 입은 방문객들이 많이 눈에 띄었다. 증권사가 몰려 있는 여의도의 영풍문고와 영등포 교보문고 방문객들의 시선은 주로 부동산과 4차산업혁명을 향했다.
여의도 영풍문고의 경제ㆍ경영 서적 판매 상위 20위 중 주식 서적은 19위 '4차산업 투자지도'뿐이었다. 영등포 교보문고 경제 신간 매대에 비치된 마흔아홉 권 중 주식투자 서적은 다섯 권, 부동산 서적은 아홉 권이었다.
실제로 부동산 서적 매출은 꾸준히 오르는 반면 증권 서적은 주춤하고 있다. 영풍문고의 경우 경제ㆍ경영 서적 전체 매출 대비 부동산 서적 비중은 2012년 2.8%에서 올해(8월 기준) 8.4%로 3배 올랐다. 같은 기간 분류상 '주식'은 2.1%에서 2.8%로 올랐고 '보험ㆍ증권'은 0.3%에서 0.2%로 오히려 줄었다.
교보문고는 경제ㆍ경영 서적 전체 매출 대비 부동산 서적 비중이 2015년 6.8%, 2016년 10.1%, 올해 11.3%로 커졌다. 주식ㆍ증권은 같은 기간 5.7%, 5.6%, 5.2%로 줄었다. 교보문고 관계자는 "부동산 서적 매출은 경기가 부진했던 2012년에 가장 낮은 수치를 보인 뒤 꾸준히 오르다가 지난해부터 급증했다"고 설명했다.
상대적으로 주식이 부동산에 비해 관심을 덜 받고 있다. 여의도 영풍문고를 찾은 이모씨(26ㆍ여)씨는 "경제 코너에 가더라도 증권 서적을 찾진 않는다"며 "부동산은 나중에라도 관심을 가질 것 같지만 주식은 할 일이 없을 것 같다"고 했다.
같은 서점에서 만난 한 증권사 직원은 "쉬운 입문서가 많기 때문에 증권 책이 부동산 책보다 어려워서 인기 없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며 "아마추어도 부동산으로 돈을 번 사례를 주위에서 쉽게 들을 수 있지만 증권은 실패담을 자주 듣게 돼 그런 것 같다"고 덧붙였다.
부동산 서적을 눈에 잘 띄는 곳으로 전진 배치하기도 한다. 여의도 영풍문고 관계자는 "갭투자에 관심 있는 손님이 많아서 매대 구성을 할 때 부동산 서적을 먼저 떠올리는 게 사실"이라며 "요즘엔 정부의 부동산 대책으로 손님이 10% 정도 빠지긴 했지만 부동산 서적을 계속 전진 배치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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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등포 교보문고에선 교복 차림의 학생, 티셔츠 차림의 성인 남성, 대학생 등으로 구성된 독서 스터디 무리가 눈에 띄었다. 경제ㆍ경영 코너를 찾는 손님도 영풍문고보다 적었다. 이 코너에서 유일하게 이어폰을 꽂고 책에 집중하던 한 청년의 손엔 금융수험서가 들려 있었다.
"우리 서점에선 부동산과 4차산업혁명 책이 더 잘 팔려요. 주말에는 증권 책을 찾는 손님이 늘기도 하지만, 잠깐 뿐이에요." '주식 전용' 매대에 놓인 책을 손으로 만져봤더니 먼지가 묻어 나왔다. 40분 넘게 아무도 이곳을 찾지 않았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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