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운명의 날]"총수 공백, 삼성에 10년 이상 혼란 위협"
25일 이재용 부회장 선고 앞두고 해외서도 주목
삼성 경영 차질·韓 경제에 악영향 우려 목소리
"한국 재벌은 '주식회사 대한민국'의 경제적 기반"
이 부회장 장기 부재시, 대규모 M&A·투자 차질
[아시아경제 강희종 기자]"25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선고는 세계 최대 스마트폰 기업인 삼성이 10년 이상 방향타를 잃어버릴 수 있는 위협이 될 수 있다."
AFP통신이 지난 23일(현지시간) 타전한 <삼성 상속인에 대한 판결의 무게>라는 제목의 기사는 이렇게 시작한다.
25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법원 판결을 앞두고 전세계적으로 삼성전자뿐 아니라 한국 경제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이 부회장이 법정 구속될 경우 삼성전자는 장기간 총수 부재 상태에서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게 되며 이는 한국 경제에도 먹구름을 드리울 수 있다는 것이다.
AFP통신은 한국내 전문가들의 말을 빌어 "삼성의 일상 비즈니스는 엘리트 최고경영자(CEO)에 의해 유지될 수 있지만 그들은 오너의 승인없이는 대규모 인수나 투자를 결정하지 못한다"며 이 부회장의 구속이 삼성에 어떤 의미인지를 설명했다.
◆"삼성 눈부신 발전은 선제적 투자 열매…엘리트CEO는 결정 못해"=최근 삼성전자는 메모리 반도체 가격 상승과 수요 증가로 인해 눈부신 실적을 기록하고 있으며 덩달아 주가도 크게 올랐다. AFP통신은 이같은 실적이 과거 이건희 회장이 수십억 달러에 달하는 새로운 반도체 공장 건립을 신속하게 결정한 열매라고 설명하며 리더십이 불투명한 상태에서 삼성은 성공의 근간이 됐던 과감한 대규모 투자에 속도를 내지 못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의 유력 경제지인 월스트리트저널도 최근 "이번 판결로 이재용 부회장이 복귀할지 여부가 결정될 것이며 결과에 따라 삼성 제국에 거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어 이 신문은 ""삼성 창립자의 손자인 이 부회장의 장기 부재가 길어질 경우 삼성은 스마트폰은 물론, 바이오 약품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사업 분야에서 차질이 불가피하다"고 내다봤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왼쪽)과 박영수 특별검사가 7일 오후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결심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원본보기 아이콘외신들은 이재용 부회장에 대한 수사나 재판이 너무 정치적으로 흐르고 있다는 우려도 나타내고 있다.
펠리페 쿠엘료 유럽위원회(EC) 정책애널리스트는 지난 22일 미국 의회전문매체 '더 힐'에 기고한 <한국이 경제적ㆍ안보적 갈림길에 서 있다>는 제목의 칼럼에서 "한국 특검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징역 12년을 구형한 것에 대해 정치적 목적이 있다고 보는 견해가 많다"고 꼬집었다.
◆"12년 구형은 정치적 목적…韓 정부 자국 기업들에 대한 근시안적 시각"=그는 "한국사회에서 기업을 바라보는 부정적인 시각과 한국 정부의 자국 기업들에 대한 근시안적인 시각을 볼 때, 특검의 구형이 이 부회장의 실형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면서 "이 부회장을 지목해서 처벌하는 것은 한국 기업들에 상징적인 메시지를 던지는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한국에서 부정적인 평가를 받는 한국 재벌들은 아시아의 호랑이들이 본받고자 하는 '대한민국 주식회사'라고 알려진 한국 경제의 기반" 라며 "삼성은 한국 GDP의 5분의1, 한국 전체 수출의 3분의 1을 책임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미국의 포브스 미디어 그룹 회장인 스티브 포브스는 최근 <너무 많은, 너무 빠른 변화는 한국경제를 해칠 수 있다>는 기고문에서 "현재의 기업 리더들이 과거에 정해진 기준을 따른다고 심판(judge)하고, 그런 행동을 한 회사들을 처벌하는 것은 공정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해서는 "정치적 음모에 휘둘렸다"면서 "현 정부의 재벌에 대한 통제 정책은 국제 사회에서 한국의 경쟁력을 떨어뜨리게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조지 앨런 전 미국 버지니아주지사도 최근 워싱턴타임스에 삼성과 관련된 기고를 통해 "삼성의 경우 박근혜 대통령 탄핵으로 이어진 스캔들에 연루된 탓에 후계자가 구속되는 등 불안정한 리더십 상황에 놓여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부와 기업의 밀접한 관계는 한국 문화의 일부였으나, 많은 이들은 이 부회장이 국가적인 중요도로 인해 열성적인 검찰의 타깃이 됐다고 믿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부회장 장기 구속, 삼성 경영 차질"…日 언론 속내는?=특히 글로벌 무대에서 삼성전자와 치열하게 경쟁하는 일본, 중국 언론들은 이 부회장의 재판에 대해 신속하게 보도하고 있다. 이 부회장에 대한 실형이 삼성전자의 경쟁력 악화를 불러 올 수 있으며 이는 자국 기업들에게 기회가 될 것이라는 속내를 보인 것이다.
아사히신문은 재계 관계자를 인용해 "당장 삼성그룹 경영에 영향은 없었지만, 이 부회장의 부재가 길어지면 해외투자나 인수 등 장기 전략이 차질이 생길 수 있다"고 전했다.
또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이 부회장이 삼성전자의 등기이사를 맡고 사내를 잘 다듬고 있다는 평가도 있다"며 "이 부회장이 무거운 형량을 받아 장기 구속되면 삼성전자의 경영에 그림자를 드리울 수 있다"고 보도했다.
일본 언론들 역시 삼성이 TV와 반도체에서 일본 기업을 누르고 세계 시장을 한 것은 오너의 신속하과 과감한 투자 결정이 바탕이 됐다고 보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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