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운명의 날]다시 읽는 이재용 최후진술 "억울합니다"항변
-2017년 8월 25일은 이재용과 삼성에 역사적인 획을 긋는날
-이재용, 줄곧 "뇌물 아니다" 주장…도의적 책임은 무한대 밝혀
-7일 5분간의 최후진술서 억울함 재차 호소
-서민 노후자금 국민연금 동원했다는 주장에 "너무 억울" 울먹
-1심 선고, 어떤 결과 나더라도 대법까지 갈 수 밖에
[아시아경제 이경호 기자]"모든 게 제 탓입니다. 그러나 공소사실을 이해할 수 없습니다"
"제가 아무리 부족하고 못난 놈이라도 국민들의, 서민들의 노후자금인 국민연금에 손해를 끼치고 그런 욕심을 내겠습니까. 너무 심한 오해입니다. 그 부분은 정말 억울합니다"
2017년 8월 25일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삼성에 역사적인 획을 긋는 날이다. 이 부회장에 대한 1심 선고가 어떻게 나는가에 따라 이 부회장과 삼성의 운명도 달라진다. 지난 7일 열린 결심공판에서 박영수 특검은 당초 예상을 뛰어넘는 징역 12년을 구형했다. 이 부회장은 물론 삼성, 경제계와 학계 일각에서도 검찰의 구형이라는 점을 이해한다고 해도 과도하다는 평가가 많았다. 이 부회장은 그룹 승계와 지배권 강화를 해결하고자 박근혜 전 대통령의 도움을 받는 대가로 최순실씨의 딸 정유라씨에 대한 승마지원 등을 비롯해 최씨 측에 총 433억2800만 원의 뇌물을 건네거나 약속한 혐의(뇌물공여) 등으로 지난 2월 구속돼 재판을 받았다.
이 부회장은 검찰과 특검 조사, 두 차례의 영장실질심사, 그리고 7일 5분간의 피고인 최후진술에서 일관되게 그룹 또는 사익 추구를 위해, 대가를 바라고 청탁한 사실이 없다고 항변했다. 최후진술에서도 눈물을 흘리며 수차례에 걸쳐 억울함을 호소했다.
이 부회장은 최후진술에서 눈물을 흘렸다고 한다. 그러면서 "모든 게 제 탓"이라며 도의적 책임을 언급했다. 사실 이같은 발언은 미국이나 다른 나라에서는 법정에서 자신의 유죄를 인정하는 듯한 발언으로 들린다. 한국적 정서를 잘 모르는 해외에서는 "모두 제 잘못이다"거나 "다 제 책임"이라는 말을 검찰이나 재판부가 곡해해서 '죄를 시인하는 것'으로 오인하기도 한다.
이 부회장은 그러나 도의적 책임을 통감한다는 입장을 밝히면서도 "(특검의) 공소사실을 이해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이 부회장과 재판에 넘겨진 삼성 경영진들은 정씨를 지원한 것은 승마 유망주들을 지원하려 했던 것의 일환이지 유독 정씨에게만 특혜를 주려는 의도가 아니었다고 진술했다. 미르ㆍK스포츠재단이나 최순실씨 조카 장시호씨의 동계스포츠영재센터에 낸 출연금도 뇌물이 아닌 공익목적이었다고 했다.
이 부회장인 가장 크게 억울해한 부문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에 서민의 노후자금인 국민연금이 동원됐다는 의혹이다. 그는 "국민연금에 대한 오해 부분도 꼭 하나 말씀드려야 합니다. 제가 아무리 부족하고 못난 놈이라도 국민들의, 서민들의 노후자금인 국민연금에 손해를 끼치고 그런 욕심을 내겠습니까. 너무 심한 오해입니다. 그 부분은 정말 억울합니다"고 말했다. 삼성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주위에 "국민연금에 손실을 끼쳤다는 오해만은 정말 벗고 싶다"고 했다고 한다.
올해초 국민연금이 지난해 삼성전자 주가 상승만으로 6조9000억원의 평가차익을 낸 데 대해 기뻐하면서 임직원에게 "이런 식으로 우리가 경영을 잘하면 회사 가치가 올라가고, 그러면 우리 주식을 가진 국민연금의 평가이익도 올라가게 된다"며 격려했다고도 한다.
재판부의 1심 선고가 어떻게 나더라도 이번 사건은 대법원까지 갈 수 밖에 없다는 게 중론이다. 특검의 구형대로 실형이나 나거나 특검의 구형보다 낮은 실형이 선고되거나 무죄가 선고되는 등 어떠한 경우의 수가 나더라도 특검이든 이재용 부회장과 삼성측이든 항소할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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