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매 중단 첫 날, 유통가 표정
대형마트 계란 매대엔 맥주, 라면 한가득…"검사결과 나올때까지는 판매 안 해"
즉석 조리 매대에서는 "당분간 메뉴에서 계란은 뺀다" 안내
국산란 사용한다고 표기된 빵류는 판매 유지중

경기도 일산 이마트 계란 매대에 당분간 계란 판매를 중단한다는 안내문과 라면, 맥주가 비치돼있다.

경기도 일산 이마트 계란 매대에 당분간 계란 판매를 중단한다는 안내문과 라면, 맥주가 비치돼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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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 이선애 기자] "진짜 하나도 없네".

살충제 논란으로 국내 대형마트 3사가 전국 매장의 계란 판매를 중단한 15일, 마트 매장을 찾은 소비자들의 표정은 담담했다. 일부 농장 계란에서 기준치를 초과하는 살충제 성분이 검출되면서 이날 정부는 전국 모든 산란계 농장의 계란 출하를 금지했고, 대형마트와 편의점, 오픈마켓 등 유통업계는 판매를 멈췄다. 안전 문제로 계란 유통이 중단된 만큼, 상황을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경기도 일산 이마트 타운 내에 있는 이마트 매장. 계란이 놓여 있던 매대에는 라면과 맥주가 수북이 쌓여있고, "이마트 계란 협력 농장은 대규모 농장으로 피프로닐 살충제를 사용하지 않고 있으나, 협력농장 검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판매하지 않도록 하겠다"는 안내문이 걸려있다.

안내문을 읽고 있던 이명석(36)씨는 "안전 문제이기 때문에 당분간 먹을 수 없더라도 팔지 않는 것이 맞는 것 같다"면서 "이번 기회에 매일 먹다시피 하는 계란에 대한 검증을 정부가 나서서 확실히 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주부 노정애(54)씨는 "요즘 계란 값이 예전보다 많이 올라서 자주 사먹지 않고 있다"면서 "안전하다고 할 때까지는 아예 사지 않을 생각"이라고 전했다.

경기도 일산 이마트타운 내 식당가. 일부 메뉴에서 계란을 빼고 판매중임을 안내하는 공지문을 설치했다.

경기도 일산 이마트타운 내 식당가. 일부 메뉴에서 계란을 빼고 판매중임을 안내하는 공지문을 설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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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트와 연결통로를 사이에 두고 별도로 마련된 식당가에도 곳곳에 안내문이 게재돼 있다. "살충제 계란 파문으로 인해 고객님께 조금 더 안전하고 맛있는 먹거리를 제공하고자 계란을 일시적으로 사용 중단한다"는 내용이다. 근무중이던 한 직원은 "콥샐러드에서 삶은계란은 아예 뺐고, 반숙 계란을 통째로 깨트려 넣던 시금치 피자는 계란 없이 판매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국산 계란을 사용한다고 표기한 마트 내 베이커리에서는 여전히 빵과 쿠키류를 판매하고 있다. 대용량 크림카스테라와 케이크, 쿠키슈 등이 담긴 카트도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크림카스테라를 구매한 대학생 오연주(23)씨는 "걱정되기는 하지만 자주 먹던 제품이라 습관적으로 구매했다"면서 "아무래도 계란 자체를 먹는 것 보다는 섭취량도 적고, 불안하게 생각하기 시작하면 먹을 게 없지 않겠느냐는 생각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어제까지 먹던 것을 오늘 뚝 끊는다고 해서 크게 달라지지는 않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판매 이후 곳곳에 여파…계란 사라지는 김밥·냉면
치킨집 점주 "휴일 매출은 평일 두 배는 나오는데…15일에는 반토막"

여의도의 한 김밥전문점에서는 16일부터 계란 없는 김밥을 판매하고 있다.

여의도의 한 김밥전문점에서는 16일부터 계란 없는 김밥을 판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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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부 식당가에서도 계란은 빠르게 자취를 감추고 있다. 종로에 위치한 한 냉면전문점 점주는 "냉면에 올라가는 삶은계란을 넣지 않기로 했다"면서 "일부 재료를 마련해 놓고, 별도로 달라고 요구하는 손님들에게만 제공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여의도에서 김밥전문점을 운영하는 한 점주 역시 "당분간 김밥에 계란을 넣지 않을 것"이라면서 "인근에 사무실이 많아 배달 물량이 많은데 16일 판매분부터 계란없이 김밥을 싸고 계란지단을 둘러싸는 계란김밥은 메뉴에서 제외시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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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란과 닭고기를 주 원료로 하는 제품 판매·음식점 등의 영세업자들은 그야말로 '패닉' 상태다. 정부가 3일 이내 조사 기간을 통해 계란 수급의 정상화를 시키겠다고 밝혔지만, 유통기한이 극히 짧은 계란 유통에는 이 시간도 엄청난 큰 타격이기 때문이다. 한 동네빵집 관계자는 "카스텔라 등은 원재료 70%가 계란인데, 가격도 가격이지만 수급에 문제가 생긴다면 당장 우리 같은 자영업자들은 생계를 걱정해야 하는 처지"라고 토로했다. 또 다른 요식업 관계자는 "계란을 빼달라는 주문만 들어온다"면서 "오므라이스 등을 판매하고 있는데 메뉴 개편을 해야하는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한 치킨 프랜차이즈 업체 관계자는 "광복절 같은 연휴에는 평일보다 매출이 최소 두 배는 뛰는데 15일에는 평일의 절반 수준에 불과했다"며 "닭고기는 안전하다고 하는데, 전문가들의 의견도 엇갈리는 상황에서 닭이나 계란 관련 먹거리 매출 하락은 또 불가피한 것 아니냐"고 호소했다.


김현정 기자 alphag@asiae.co.kr
이선애 기자 ls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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