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安風이 새로운 安風으로…흔들리는 충청민심

[아시아경제(대전)=성기호 기자, 문채석 수습기자]안희정 충남도지사의 '안풍(安風)'이 거셌던 충청권에서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의 새로운 '안풍'이 상승세를 타고 있다. 영호남과 달리 정치색이 뚜렷하지 않은 충청에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안 후보가 '양강구도' 형성하면서 이 지역을 차지하기 위한 '중원 혈투'가 예고되고 있다.

6일 대전 동구시장에서 만난 충청인 들은 이 지역의 맹주였던 안희정 지사의 경선 탈락을 무엇보다 아쉬워했다. 특히 '충청 대망론'을 완성시켜줄 유일한 희망이었던 안희정 충남지사가 민주당 경선에서 탈락하면서 그의 지지층 중 일부가 안철수 후보에게 흡수되는 조짐이 보였다.

중앙시장 인근에서 약국을 운영하고 있는 한 남성 약사는 "문 후보가 너무 좌파 성향"이라며 "중도를 끌어안아야 한다. 문 후보는 너무 패권적이라 청와대에 들어가도 정치권이 혼란해 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안희정 지사의 표가 전부 안철수 후보에게 가고 있다"며 "보수 이면서 정치권에 마음을 닫은 사람들이 움직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야채를 파는 한 상인도 "개인적으로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이 중도하차해 아쉽다"며 "그래도 안희정 지사가 젊으니까 문 후보보다는 낫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안철수 후보가 그나마 낫다. 문 후보는 말을 이랬다저랬다 자꾸 바꾸는 것 같다"며 "안철수 후보는 젊고 합리적이라는 안희정 지사와 비슷하다"고 말했다.

중앙시장에 숙녀화를 팔고 있는 한 상인은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안철수 후보의 '조폭 동원설'에 대해 "조폭이나 뭐 이런 것에 대해 말이 많은데 안철수 후보가 동원한 것 같지는 않다"며 "오히려 문 후보의 아들문제가 더 의심이 간다. 안철수 후보가 바보가 아닌 이상 동원을 했겠느냐"고 평가했다.

반면 문 후보의 '대세론'을 지지하는 시민도 있었다. 건어물상을 운영하는 한 여성상인은 안철수 후보의 상승세에 대해 "그건 모르는 일"이라며 "이회창 전 대표와 노무현 전 대통령이 붙었을 때도 그랬고 이번 총선에서도 아무도 결과를 몰랐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지금 안철수 후보가 상승세 이지만 안 후보가 결과를 뒤집을지는 뚜껑을 열어봐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와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 등 구 새누리당 후보에게는 혹독한 평가를 내렸다. 한 시민은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충청인 들의 평가에 대해 "아주 바닥이다"라며 구 새누리당 후보들에 대해 "역사의 죄인들이다. 그 사람들을 어떻게 찍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과일장사를 하는 한 상인은 "유 후보는 괜찮은데 홍 후보는 진짜 싫다. 안하무인이고 자기만 아는 것 같다"며 "유 후보가 제대로 가고 있는 것 같다. 그런데 솔직히 말하면 그 당(바른정당)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정치 오래 했으면 뭐하냐"며 "다들 한나라당에서 당 이름만 바꾼 것이 아니냐"고 비판했다.



성기호 기자 kihoyeyo@asiae.co.kr
문채석 수습기자 chaeso@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