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IRP 신규고객 유치 쟁탈전
26일부터 가입 대상자 확대
은행, 미래 먹거리 선점위해 준비작업·사전예약 나서
[아시아경제 정현진 기자, 전경진 기자] 오는 26일부터 개인형퇴직연금(IRPㆍIndividual Retirement Pension) 가입 대상자가 자영업자ㆍ공무원 등으로 확대되면서 시중은행간 고객 유치전(戰)이 뜨거워질 전망이다.
IRP는 개인이 적립한 퇴직금을 55세 이후 연금으로 찾아 쓸 수 있는 통장으로, 최대 700만원까지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다. 10년 이상 유지해야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는 개인연금저축과 달리 IRP는 의무 가입 기간이 없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내 주요 시중은행들은 IRP 신규 가입 고객의 사전 예약을 받고 있다. 보름 뒤 가입 대상자 확대에 맞춰 미리 신규 고객을 확보하기 위해 나선 것이다.
현재는 퇴직금 수령자나 퇴직연금 가입사업장 근로자만 가입할 수 있었지만 26일부터 자영업자, 공무원, 군인, 사립학교 교직원 등 가입 대상자가 확대된다. 이렇게 되면 자영업자 580만여명 등 은행들이 추가로 유치할 수 있는 신규 고객 수가 730만여명에 달한다.
한 은행 관계자는 "IRP 고객 확보가 하반기 은행권 화두로 떠올랐다"며 "올해 말까지 고객 모집에 각 영업점이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은행권은 이미 IRP고객 선점을 위해 준비작업에 돌입했다. 각 지점에 고객 유치를 위한 지도 공문을 내리고 실적을 지점 평가에 반영하기로 했다.
우리은행은 지난달 22일부터 퇴직연금 운용수수료 할인 등 고객확보에 나선 상태다. 우리은행은 IRP를 포함 확정급여형(DB)ㆍ확정기여형(DC) 퇴직연금 등에 대해 계약 경과년수에 따라 차등적으로 할인율을 적용하고 있다. 할인폭은 2차년도는 10%, 3차년도 12%, 4차년도 이후는 15%다. 다른 은행에서 퇴직연금을 가입했다가 우리은행으로 옮겨온 사람에 대해서도 이전 계약 유지기간을 포함해 수수료 할인을 적용해주기로 했다.
KB국민은행은 고객들에게 IRP 가입 확대와 관련한 안내 메시지와 이메일을 발송했다.
신한은행은 IRP 가입 대상 확대에 맞춰 로봇이 자산을 운용하는 '로보어드바이저' 자산배분 시스템을 시작하기로 했다. 또 IRP 가입고객을 대상으로 GS편의점 모바일 상품권 등을 제공한다.
KEB하나은행도 퇴직연금이나 연금저축계좌 가입자에 대해 문화상품권을 최대 3만원까지 제공하는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시중은행들이 IRP 신규 고객 유치에 목을 메는 이유는 '미래 먹거리'로서 상품가치가 높다고 여겨지기 때문이다. 실제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겸 KB국민은행장은 지난 3일 조회사에서 "IRP는 연금수령 은행이 대부분 주거래 은행이 된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한 미래의 먹거리가 될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현재까지 은행권 IRP 시장에서의 승자는 판가름나지 않고 있다. 적립금 규모로는 1분기 기준 KB국민은행이 1위로 전체 은행권에서 유일하게 2조원을 넘겼고 신한은행이 1조9000억원으로 2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수익률로는 신한은행이 1.35%로 가장 높은 반면 KB국민은행의 수익률은 0.78%로 1%아래에 머물렀다. 은행들이 수익성에 대한 고민이 높아지고 있는 만큼 고객 선점 대결 양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전경진 기자 kj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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