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지주사, 역할 강화…'컨트롤타워' 키 잡는다
[아시아경제 손선희 기자] 국내 주요 금융지주사들이 그룹 주요 사업부문에 대해 '겸직 체제'를 도입하는 등 역할 강화에 나서고 있다. 각 자회사 별로 분산돼 있는 조직을 지주 소속 임원이 총괄, '컨트롤타워'로서 키를 확실히 잡는 동시에 시너지를 극대화하겠다는 복안이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금융지주는 최근 조용병 회장 취임 후 첫 조직개편을 통해 투자금융(IB)ㆍ글로벌ㆍ디지털 등 미래 핵심 성장동력으로 꼽히는 부문에 그룹 차원의 매트릭스 조직 체제를 구축했다.
먼저 IB 부문의 경우 지주 포함 5개사를 겸직하는 GIB(Group&Global Investment Banking Group)를 출범시켰다. 신한금융은 2012년부터 지주사를 중심으로 은행ㆍ금융투자 겸직 체제를 운영해 왔는데 이번 조직개편을 통해 생명과 캐피탈까지 아우르도록 확대 개편해 위상을 강화한 것이다. 첫 수장을 맡은 이동환 GIB사업부문장은 5개 회사의 임원을 겸직하게 된다.
지난 2년간 해외 네트워크 규모를 두 배 수준으로 늘린 신한금융은 글로벌 부문에 대해서도 5개사(지주ㆍ은행ㆍ카드ㆍ금투ㆍ생명)를 아우르는 매트릭스 조직을 신설했다. 그룹 내 '글로벌 통(通)'으로 꼽히는 허영택 신한은행 부행장을 부문장에 내정했다. 디지털 부문도 지주사 및 각 그룹사에 최고디지털총괄임원(CDOㆍChief Digital Officer)을 신설해 협의체를 운영한다.
KB금융지주는 지난해 말 자산관리(WM)와 기업투자금융(CIB)부문에 각각 지주, 은행, 증권 3사 겸직 체제를 도입했다. 현대증권을 인수하면서 초대형 IB로 거듭난 KB증권을 중심으로 전 계열사의 IB부문이 단일 대오를 구축했다. 박정림 국민은행 WM 그룹 부행장과 전귀상 국민은행 CIB그룹 부행장을 금융그룹 전체 WM 부문과 CIB 부분을 각각 총괄하도록 배치했다.
KB금융의 글로벌 부문은 지주사 글로벌전략 총괄임원(CGSO)이 은행 글로벌사업부문장을 겸직하고 있으며, 계열사간 사업관련 협의를 위한 '그룹 글로벌위원회'를 운영하고 있다.
하나금융그룹도 기업투자금융(CIB) 시너지 강화를 위해 작년 말 KEB하나은행 투자은행(IB) 부문을 '본부'에서 '사업단'으로 격상시켰다. 박승길 하나은행 IB산업단장이 하나금융투자 IB그룹장을 겸직한다.
농협금융지주를 비롯해 지주사 전환을 추진하고 있는 우리은행 역시 IB부문 관련해 지주사 역할 강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금융지주사들이 겸직을 통해 역할 강화에 나선 것은 금융당국이 추진하는 '금융지주회사 경쟁력 강화방안'과도 연관된다. 지주사들이 각 자회사 간 각종 '칸막이 규제'로 시너지 효과를 내기가 어렵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당국이 규제 완화에 나선 것이다. 금융위는 지주사 내 고객정보 공유 및 임직원 겸직제한 등 관련 규정 완화를 지속 추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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