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대미 무역흑자 감소추세…트럼프는 알아줄까
대미 서비스수지 적자는 작년 사상 최대, 설득의 기술 절실
[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한미 정상회담에서는 양국간 ‘무역불균형’이 주요의제로 테이블에 오를 전망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그간 수차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등에 맹비난을 쏟아 부은 까닭도 바로 이와 직결된다.
특히 트럼프 정부는 이번 주 무역적자 분석 보고서와 수입산 철강이 안보에 미치는 영향을 담은 보고서를 발표하고, 이를 명분으로 보호무역 강도를 높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대응해 우리 정부는 올 들어 대미 무역수지 흑자 규모가 개선되고 있음을 강조한다는 방침이다.
29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지난 1~5월 대미 무역수지 흑자는 69억2100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0억700만달러 감소했다. 반도체 장비, 일반기계, 항공기·부품, 농수산물 등 수입이 21.8% 늘어난 반면, 수출은 자동차, 무선통신기기 등이 부진하면서 0.8% 줄었다.
지난해 대미 무역수지 흑자(232억2460만달러)가 전년 대비 25억6100만달러 감소했음을 감안할 때, 불과 5개월만에 흑자규모가 대폭 줄어든 셈이다. 이는 트럼프 정부의 무역전쟁 타깃이 될 것을 우려해 선제적으로 셰일오일 등 미국산 수입을 늘린 결과로 풀이된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대미흑자 상승세가 작년부터 꺾인데다, 올 들어서는 5월까지 30~40% 급감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특히 이 같은 감소세는 미국을 상대로 무역흑자를 내는 상위 10개국 가운데 가장 큰 폭이다. 한국은 대미 무역흑자 국가 순위에서 지난해 5위를 기록했지만 올해 1~5월 기준 9위로 떨어졌다.
이대로라면 올해 대미 무역수지 흑자는 200억달러에 미치지 못할 가능성도 크다. 한국의 대미 무역흑자는 2015년 258억달러를 피크로 지난해에는 233억달러로 줄었다. 한국무역협회 관계자는 "한국의 대미 무역흑자는 통상정책때문이 아닌, 거시적으로 미국의 경제호황 등 경제상황 변동 때문으로 분석된다"며 "미국으로부터의 수입은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미국측에 대해 대미 서비스수지 적자가 작년 143억달러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는 점과 트럼프 대통령이 강조해 온 투자규모 등을 강조할 계획이다. 작년 미국의 대한 직접투자는 39억달러에 그친 반면, 한국의 대미투자는 129억달러로 3배를 웃돈다. 또한 미국에 대한 지적재산권 사용료 지급이 크게 늘면서 서비스 수지에서는 미국의 흑자 폭이 FTA 발효 후 평균 10.8% 증가했다.
더욱이 한미 FTA가 파기될 경우 미국의 무역수지는 더욱 악화되는 것으로 분석된다. FTA 체결이 안 된 세계무역기구(WTO) 회원국 사이에 적용되는 관세율인 ‘최혜국대우(MFN)’가 한국이 높기 때문에 미국 기업이 우리나라에 수출 할 때 관세부담이 더 커진다는 설명이다.
정부는 향후 양국 통상관계를 좌우할 미국의 무역관련 보고서 발표와 관련해서는 시나리오별 대응방안을 마련했다. 미국은 빠르면 이번 주 중 무역적자 분석 보고서와 수입산 철강이 안보에 미치는 영향을 담은 보고서를 발표할 예정이다. 이 2가지 보고서를 명분으로 향후 자국산업을 보호하기 위한 수입규제, 보호무역규제가 강화될 가능성이 크다.
여한구 산업부 통상정책국장은 “다른 나라와의 동향을 공유하고 판단해볼 때 16개국 모두에게 부정적인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며 “시나리오별로 대응방안을 마련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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