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현시대를 보고 느끼다…까르띠에 소장품 展
[아시아경제 김세영 기자] 현시대를 사는 작가들은 자국을 어떻게 인식하고 있을까? 국내작가 4인(이불, 파킹찬스, 선우훈)의 작품을 통해 가늠해볼 수 있다.
현재 서울시립미술관에선 프랑스 까르띠에 현대미술재단의 소장품전 ‘하이라이트’가 한창이다. 작가들은 남북한 문제를 상징적으로 표현하거나 국내이슈를 소재로 정면 돌파를 시도한다.
먼저 지울 수 없는 남북한 문제를 다룬다. 한국은 여전히 분단국가의 아픔과 상실감이 뿌리 깊게 자리한다. 하지만 ‘분단’이라는 냉혹한 현실은 현시대를 살아가는 이들에게 조금 다르게 해석되기도 한다.
이불 작가의 설치작품 ‘천지(2007)’는 역사의 역설적인 면을 부각시킨다. 건국신화부터 신성시된 백두산이지만, 남한 전후 세대들에게는 그저 상상 속에서 나올법한 추상 이미지에 불과하다.
눈 덮인 산등성이로 둘러싸인 욕조에는 검은 잉크로 가득하다. 작품은 현대사에 존재하던 고문 현장처럼 보이는데 이는 시대의 괴리감과 이상, 자유로운 사고와 억압을 동시에 보여준다.
예술가 듀오 파킹찬스(PARKing CHANce)는 영화감독 박찬욱과 작가 박찬경으로 구성된 팀이다. 이번 전시를 통해 오리지널 몰입형 3D설치 작업을 최초로 공개했다. 이들이 선보인 ‘격세지감(2017)’은 영화 ‘공동경비구역 JSA(2000)’의 남양주 세트장과 마네킹을 활용한 영상물이다. 영화 속 음향과 장면을 적절히 편집하면서 애초의 문제의식을 놓치지 않는다. 영화 속 소모품으로 전락한 남북관계는 황폐해진 세트장과 극명한 대립을 이룬다.
그런가하면 만화가 선우훈은 국내 세월호사건, 대통령 탄핵 등의 주요 사건에 관한 웹툰을 제작해 전시장과 온라인을 통해 공개한다. 디지털드로잉을 한 ‘가장 평면적인 것이 가장 정치적이다(2017)’를 선보인다. 스마트폰과 미술관을 자연스럽게 연결하며 한국미술의 현주소를 이야기한다.
한국은 남북한 대치 상황, 급격한 경제발전, 온라인 문화 등이 공존하는 것으로 이해된다. 변지혜 서울시립미술관 큐레이터는 “글로벌기업인 까르띠에는 한국에 대한 여러 이슈들을 가장 잘 소화한 국내작가들에 꾸준히 관심을 가지고 그 작업물을 선정했다. 전시된 작품들은 한국을 읽는 중요한 매개가 될 것”이라고 했다.
1984년 설립된 까르띠에 현대미술재단은 문화 후원에 독특한 모델을 제시해왔다. 현재 우리 사회와 세계를 이해할 수 있는 핵심적인 작업들만 모았다. 관람객은 미지의 세계를 탐구하며 학재적 접근을 시도할 수 있다. 현재 약 50개국 350여명의 작가가 제작한 1500여점을 보유하고 있다.
한편, 까르띠에 재단과 서울시립미술관은 2년간의 협업을 통해 이번 전시를 기획했다. 재단은 전시를 통해 회화·조각·사진·설치미술·3D영상 등 작가 스물다섯 명의 대표작 100여점을 국내 최초로 선보인다. 전시(관람료 무료)는 8월 15일까지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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