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장 칼럼]세종대왕의 용인술
[아시아경제 유인호 기자] 첫째, 마음이 착한지를 살펴봤다. 둘째, 열정이 있는가를 고려했다. 셋째, 단점은 덮고 장점을 보고 이를 최대한 발휘하게 했다. 넷째, 정실을 배제하고 역량위주로 선발했다. 다섯째, 채용 못지않게 뽑은 인재를 유지하는데 주력했고, 일단 쓰면 끝까지 믿었다.
세종대왕의 용인술이다. 세종 때 황희, 맹사성, 장영실을 포함한 우수한 인재들이 유독 많이 배출된 것은 이같은 탁월한 용인술 때문이라는 게 역사학자들의 평가이다.
서자 출신에 뇌물과 간통 등 도덕적인 문제가 불거졌던 황희였지만 세종은 그의 장점인 신구세대를 아우르고 일의 핵심을 파악하는 능력만을 보고 그를 기용했다. 황희는 세종의 기대대로 높은 업적을 세우며 후대에 조선시대의 명재상으로 남을 수 있었다.
천민 출신의 장영실도 비슷하다. 장영실은 원래 중국 항주 출신인 아버지와 기녀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나 관노(官奴)가 됐다. 요즘으로 말하자면 다문화가정에서 태어난 장영실은 노비로서 평생을 보낼 수 밖에 없는 운명이었다. 세종이 그를 기용하려고 하자 신하들의 반대가 빗발쳤다.
하지만 세종은 그의 과학적 재능을 높이사 등용을 강행했다. 결과는 역사에서 나와 있듯 측우기, 자격루 등 뛰어난 과학기구를 최초로 만들어냈다.
세종의 용인술은 철저하게 위민사상(爲民思想)에서 비롯됐다. 위민사상은 백성들의 삶을 풍요롭고 행복하게 할 수 있는 길을 모색하는 것을 말한다. 이같은 위민사상을 실천하기 위해 세종은 조금 흠있는 인재라도 등용한 것이다.
그렇다고 무조건 등용한 것은 아니다. 앞에서 말한 것 처럼 그 사람의 품성을 고려했다. 세종은 덕이 없는자는 설령 성공하더라도 많은 이들을 괴롭게 하고, 실패한다면 큰 문제를 일으킨다고 봤다는 것.
요즘 문재인 정부가 장관 인선 문제로 시끄럽다. 문 대통령은 17개(중소벤처기업부 신설 제외) 부처 장관을 뽑는 과정에서 야당으로 정치적인 공세를 받고 있다. 강경화 외교장관 후보자 부터 김부겸 행정자치부 장관 후보자 까지 도덕적인 검증에 걸려 실제 임명 까지 험난한 길이 예상되고 있다.
어찌보면 야당의 정치적인 공세는 당연하다고 볼수 있다. 현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야당 시절에 지금의 자유한국당 같은 스탠스를 취했었다.
하지만 지금은 그때와는 상황이 다르다. 탄핵정국을 거쳐 사실상 6개월 이상 대통령이 부재인 상황에서 어렵게 지도자를 뽑았다. 그리고 새로운 정부,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그렇다 보니 좀 흠이 있더라도 장관을 하루빨리 뽑아서 정부를 정상궤도에 올려야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자유한국당 국회의원들이 과거 여당 시절 야당에게 주장했던 세종의 용인술을 다시한번 새겨봤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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