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구름 뒤 황사 따라와…안개와 미세먼지가 섞여 대기 더 뿌옇게 보이기도

비 와도 '미세먼지 나쁨'…"강수량 적으면 안 씻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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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금보령 기자] 서울에 사는 주부 이수현(32)씨는 18일 일기예보에서 미세먼지 농도를 확인하다가 깜짝 놀랐다. 17일 비가 와 미세먼지 농도가 낮아질 거라고 생각했는데 예상과 달리 이날 미세먼지 농도는 '나쁨'이어서다. 이씨는 "창문 열어서 집안 환기도 하고 아이 데리고 밖에 나갈까 생각하기도 했는데 오늘도 그냥 집에 있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로 17일 전국에 비가 내렸지만 실시간 대기오염도를 제공하는 에어코리아는 18일 미세먼지 농도를 호남·제주 '나쁨', 그 밖의 권역은 오후에 '나쁨' 혹은 '매우 나쁨' 수준으로 예보했다. 보통 비가 오고 나면 먼지가 사라져 대기가 맑아지는 것과는 반대인 셈이다.

비가 온 뒤에도 미세먼지 농도가 높은 중요한 이유는 '황사'다. 이날이 대표적인 경우다. 저기압은 상승기류를 만들어내는데 이 때문에 발원지의 먼지가 위로 솟았다가 그대로 비구름 뒤를 따라온 것. 황사 발원지가 어디냐에 따라 우리나라에 도달하기까지 걸리는 시간이 다르지만 짧게는 수 시간이고 보통 1~3일 정도라서 비가 그친 뒤에도 금세 황사가 불어올 수 있다. 기상청은 16일과 17일 몽골과 중국 북부지방에서 발원한 황사가 점차 남동진하면서 이날 오후 서해안을 시작으로 밤까지 전국 대부분 지역에 영향을 줄 것으로 내다봤다.


또 비가 오더라도 강수량이 적으면 미세먼지를 씻어내기 어렵다. 한국환경공단 관계자는 "강수량 20㎜를 기준으로 봤을 때 이보다 적으면 미세먼지를 없애는 데 부족하다는 연구결과도 있다"며 "물리적으로 설명하긴 어렵지만 통계적으로 봤을 때 강수량 20㎜ 이하를 기록한 다음 날에는 미세먼지 농도가 나쁨으로 관측되기도 한다"고 말했다. 17일 서울의 일 강수량은 5.5㎜였다.

바람이 약해도 대기가 안정돼 미세먼지가 사라지지 않는다. 약한 저기압이나 기압골이 우리나라를 통과하게 되면 비가 내려도 바람이 불지 않아 대기가 멈추게 된다. 기상청 관계자는 "물이 고이면 썩는 것처럼 대기도 빨리 순환해야 미세먼지가 흩어지고, 사라진다"며 "대기가 정체되면 중국에서 들어온 미세먼지에 우리나라 자체에서 발생하는 미세먼지가 합쳐지면서 비가 오더라도 미세먼지 농도가 더 올라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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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기압이 올 때 상층에서 남서풍이 부는 경우도 비 온 뒤 미세먼지 농도를 높이는 요인이다. 남쪽에서 오는 공기가 따뜻하다 보니 가벼워서 위로 뜨려는 성질이 있어 지상으로 잘 섞이지 않는다. 이때 지상 부근에 있던 미세먼지 입자들이 대기 중으로 확산되지 못하고 남아 있다가 비가 그친 상태에서도 그대로 남게 된다.


안개와 미세먼지가 섞여 대기가 더 뿌옇게 보이기도 한다. 기상청 관계자는 "지표에 물이 공급되면 안개가 짙게 끼고 뿌연 상태가 되는데 여기에 미세먼지까지 섞여 더 심한 것처럼 보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금보령 기자 gol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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