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스마트 기술이 만드는 도시의 미래

친환경 스마트 도시라고 하면 보통 새로 개발되는 깔끔한 신도시들이 연상된다. 천문학적인 비용이 투자, 다양한 편의시설과 첨단 인프라가 조성돼 부유하고 여유로운 중산층이 주로 거주하는 계획도시 이미지 말이다.


하지만 보다 적은 비용과 간단한 친환경 기술로 기존의 도시를 스마트하게, 더 좋은 방향으로 바꿀 수 있다면 어떨까? 영국 BBC는 5일(현지시간) 빈민가에 친환경 기술을 적용해 저소득층 주민들의 일상을 바꾸고 있는 세 도시의 사례를 소개했다.

리우데자네이루의 축구경기장 발전기 / 사진=BBC 홈페이지

리우데자네이루의 축구경기장 발전기 / 사진=BBC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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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축구를 하면 전기가 만들어지는 곳, 리우데자네이루


리우데자네이루의 어느 빈민가, '모로 다 미네이라'에는 늦은 밤까지 불이 켜져 있는 축구장이 있다. 인조 잔디 밑에 깔려 있는 200장의 키네틱 타일에서 나오는 전기 덕분이다.

영국의 재생에너지 기업 '파베젠'에서 만든 키네틱 타일은 특수 제작한 부츠로 밟을 때마다 전기자기 유도 장치를 통해 전기를 생산한다. 아이들이 축구할 때 나오는 운동에너지가 6개의 LED 가로등으로 흘러들어가 빛을 내는 것이다.


파베젠의 설립자인 로렌스 캠벨쿡은 "우리는 마을 전체가 에너지와 과학을 보는 방식을 바꾸었다"고 BBC에 말했다. 1년에 2000시간 이상 강한 태양빛이 내리쬐는 브라질에서 태양열 발전 공급 규모는 전체 전기 생산의 0.02% 수준에 불과하다. 대신 축구 명가답게 빈민가 골목길에서도 끊임없이 축구를 하는 아이들이 많다. 안전하게 뛰어놀 수 있는 축구경기장이 생기자 이곳의 아이들은 자신의 삶이 바뀌었다고 얘기했다.


나이로비의 중력 발전기 / 사진=BBC 홈페이지

나이로비의 중력 발전기 / 사진=BBC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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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초의 중력으로 30분의 전기 등불을 만들다, 나이로비


케냐의 수도 나이로비에서 네 번째로 큰 빈민가 코로고초. 이곳에서는 간단한 중력 발전기로 저소득층에게 전기를 제공한다. 약 12㎏ 무게의 돌이나 모래를 자루에 채우고 도르래에 걸면 한 번에 약 20분 수명의 불빛을 내는 전기가 생산된다.


그래비티라이트 재단에서 만든 이 중력 발전기는 화석 연료를 대체할 수 있는 안전하고 저렴한 에너지원으로 각광받고 있다. 이전에는 등유램프를 쓰느라 빈민층 가정에선 수입의 10~20%를 파라핀 구매에 지출했다. 등유램프는 하루에 4시간 동안 켤 경우 1년 동안 100㎏의 온실가스를 발생시키는 환경오염의 주범이기도 하다.


그에 비하면 3초의 중력으로 30분의 불빛을 생산하는 이 중력 발전기는 지구와 지갑을 동시에 지키는 셈이다. 운영에 따로 비용이 들어가지도 않고, 배터리나 태양빛이 필요하지도 않다.


다국적 석유 기업 셸의 케냐 지사장인 브라이언 무리우키는 "케냐 인구의 77%는 전기 공급을 제대로 받지 못하는 처지에 있다"며 "그래비티라이트의 기술은 어떻게 협동과 혁신적 생각이 인간의 가장 기본적 필요를 채워주고, 삶을 풍요롭게 해주는지 보여 준다"고 설명했다.


뭄바이 / 사진=BBC 홈페이지

뭄바이 / 사진=BBC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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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분리수거 공장으로 환경과 일자리를 모두 지키는 곳, 뭄바이


뭄바이는 인도 최대의 도시로 하루에 7000톤 이상의 쓰레기를 배출한다. 뭄바이의 최대 슬럼 중 하나인 다라비에서는 25만 명의 노동자들이 분리수거 공장에서 쓰레기 재활용으로 1년에 약 10억 달러(약 1조1300억 원) 규모의 부가가치를 창출한다.


뭄바이에서 배출하는 쓰레기의 80%는 다라비의 이 분리수거 공장에서 새 생명을 찾는다고 한다. 때문에 어떤 환경단체는 다라비를 "쓰레기에 질식할 뻔한 뭄바이를 살린 녹색 허파"라고 묘사하기도 했다.


더 나은 삶을 살기 위해 농촌을 떠나 밀려드는 인구로 인도의 도시들은 몸살을 앓고 있다. 통계에 따르면 인도의 12억 인구 중 3분의 1이 도시에 거주하고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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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정책연구센터의 연구원 바누 조쉬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스마트 도시 담론의 문제는 현대적이면서 일정한 구조의 도시를 창조하는 것으로 인식되는 데 있다. 이는 도시인들의 삶의 진정한 모습을 외면하게 한다"고 전했다.


세계 도시를 논의할 때 빈민가의 판자촌이나 폐품 수집으로 근근이 살아가는 사람들, 환경미화원들의 존재는 배제된다는 것이다. 그는 "그들의 존재는 은폐되고, 그들이 도시 경제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는 사실도 잊혀진다"고 지적했다.


디지털뉴스본부 박혜연 기자 hypark1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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