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 유제훈 기자]헌법재판소가 박근혜 대통령 탄핵을 인용함에 따라 각 당은 5월 대선을 향해 질주를 시작했다. 경선 선거인단 모집이 끝난 정당이 있는가 하면 아직 경선규칙조차 정하지 못한 당도 있다. 각 당의 사정은 저마다 상이하지만 19대 대통령 선거를 향한 각 당의 숨가쁜 일정은 이미 출발선을 넘었다.


◆민주당 4개 권역별 순회투표...빠르면 다음달 3일 후보결정=1차 선거인단 모집을 마감한 결과 163만595명이 참여하는 등 흥행 신기록을 달성 중인 더불어민주당은 이미 후보를 확정한 정의당을 제외하면 대선 준비가 가장 발빠르게 이뤄진 상태다.

문재인ㆍ안희정ㆍ이재명 등이 각출을 벌이는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은 호남(27일), 충청(29일), 영남(31일), 수도권ㆍ강원ㆍ제주(다음 달 3일) 순회투표를 통해 최종 후보를 선출한다. 다만 3일 최종집계 결과 과반후보가 없으면 4일부터 닷새간 ARS 등을 통해 후보자를 결정하는 방법으로 4월 8일 최종 후보를 확정한다. 현직 자치단체장들의 공직사퇴 시한 전에 경선일정을 마치기 위해 급하게 짜인 일정이다.


ARS 투표는 권역별 순회투표 이틀 전 시행된다. 모두 5회 이상 발송을 하는데 여기에서 전화를 받아 응답하면 표결이 이뤄진다. 5번 이상의 전화를 받지 못하면 문자 메시지에 안내된 번호를 통해 자발적으로 투표할 수 있다.

남은 경선 기간에는 모두 8차례의 TV토론회가 진행된다. 첫 토론회는 14일(지상파 4사 주관) 시작되며 17일(종합편성채널), 19일(KBS), 21일(MBC) 토론회 등이 예정됐다. 이 외에도 4대 권역별 투표를 앞두고도 토론회가 진행된다.


모든 준비가 착착진행된 것 같지만 여전히 복병은 남아 있다. 2차 경선인단 모집을 두고서 당과 후보사이에 이견이 노출되고 있기 때문이다. 안희정ㆍ이재명 캠프는 2차 경선인단 모집이 14일은 이뤄져야 한다는 의견이지만 당은 7일만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봉숭아학당 자유한국당…黃 출마 성사될까=홍준표 경남지사, 원유철 의원, 안상수 의원, 이인제 전 의원, 김진 전 중앙일보 논설위원 등 군소주자들이 모여있는 한국당은 후보구도와 경선규칙 모두 준비가 미진한 상황이다.


최대 관건은 역시 대통령 권한대행인 황교안 국무총리의 출마 여부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10%대의 지지율을 유지하고 있는 황 권한대행이 대선에 도전한다면 '봉숭아학당' 처럼 진행되고 있는 한국당 대선구도가 일거에 정리될 가능성이 크다. 특히 홍 지사와의 양강구도를 통해 의외의 흥행이 이루어질지 여부도 주목할 부분이다.


◆대선 60일 앞인데…아직도 마련못한 게임의 법칙=안철수ㆍ손학규ㆍ천정배의 3각 경쟁구도가 자리잡은 국민의당은 발등에 불이 떨어진 형국이다. 당장 이달 25~26일께 후보를 선출하겠다는 밑그림을 마련했지만, 대선이 60일 앞으로 다가온 지금까지도 경선규칙을 확정짓지 못한 상황인 탓이다.


안 전 대표 측은 당초 현장투표 40%, 여론조사 30%, 공론조사 30% 반영을 주장하다가 지난 8일 선거인단 현장투표 75%에 여론조사 25%를 합산하는 당의 중재안을 수용키로 한 발 물러섰다. 하지만 손 전 대표 측은 여론조사는 절대 수용할 수 없다고 맞서며 공전이 이어지는 양상이다.


대선기획단 관계자는 "현장투표에 대한 실무적 준비도 병행하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경선일정이 당초 예상보다 늦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특히 손 전 대표 측은 경선규칙 합의 불발 시 경선불참을 시사한데 이어, 최근에는 당 외의 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 바른정당 등과의 합종연횡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강수를 두고 있다.


손 전 대표는 전날 광주 한국방송(KBS)에 출연해서도 "이번 기회에 정당에서 여론조사로 전화로 후보를 결정하는 방식이 맞지 않다는 것을 확인을 하자는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박지원 국민의당 대표가 전날 이와 관련해 양측에 중재안을 제시했다고 밝힌데다, 탄핵 인용으로 정국 시계가 빠르게 돌아가면서 극적인 타결가능성도 남아있다.


◆게임의 법칙은 정했는데…미완성 구도=반면 유승민 의원과 남경필 경기지사가 경합하고 있는 바른정당은 국민정책평가단 투표 40%, 당원선거인단투표 30%, 일반국민여론조사 30%를 반영, 오는 28일 대선후보를 선출키로 하는 등 비교적 손쉽게 경선규칙을 마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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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3각 구도가 형성된 국민의당과 달리 후보 구도가 아직 미완성인 상황이다. 특히 국민의당, 바른정당 사이에서 장고를 거듭하고 있는 정운찬 전 국무총리의 합류 문제가 얽혀있기도 하다. 그러나 정 전 총리는 바른정당 합류설에 대해 "결정된 것이 없다"며 아직은 유보적 태도를 보이고 있다.


아울러 김 전 대표의 행보도 주목할 만한 관전포인트다. 장외주자이기는 하나 김 전 대표는 김무성 바른정당 의원과도 수차례 회동을 갖고 정국현안을 논의했다. 9~10일에는 유 의원과 남 지사를 연쇄적으로 만나 개헌, 연정, 경제민주화와 관련해 의견을 나눈 바 있다. 만약 김 전 대표가 국민의당ㆍ바른정당 등과의 '비패권지대' 형성에 시동을 건다면 양당의 대선일정은 또다시 출렁일 가능성이 높다.


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
유제훈 기자 kalama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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