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수정하는 취준생들…"잘 나와야 해요"
눈 키우고, 입꼬리 올리고…자연스러움이 대세
[아시아경제 금보령 기자] "눈이 짝짝이어서 그러는데 오른쪽 눈 살짝만 키워주실 수 있나요. 입꼬리가 너무 처진 것 같은데 이것도 조금 올려주세요."
취업준비생 박모(25)씨는 기업들의 상반기 신입사원 공개채용 시즌이 시작됨에 따라 입사지원서에 넣을 사진을 찍었다. 1년 전에 찍은 사진이 있었지만 합격하기에 뭔가 부족하단 생각이 들어서다.
오래 전부터 입사지원서 사진 부착에 대해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지만 취준생들은 여전히 사진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 그러다보니 사진이 '잘' 나오게 하기 위해 끊임없이 수정을 요청한다.
사진 수정 요청은 사진관에서 끝나지 않는다. 사진관 홈페이지나 블로그 등에 1차로 수정된 사진이 올라오면 이를 바탕으로 다시 요청할 사항을 적어 메일을 보내거나 댓글을 단다. 또는 카카오톡으로 사진사와 연락을 주고받으며 계속 수정한다. 박씨는 1차 수정본을 지인들과 함께 보면서 어떤 부분을 수정해야 할지 얘기한 뒤 카톡으로 사진사에게 수정 요청을 보냈다. 박씨는 "내 마음에 들어야 지원서 낼 때도 자신감이 생길 것 같다"며 "주변 친구들도 다 사진을 수정한 뒤 기업에 제출한다"고 말했다.
요새는 사진을 자연스럽게 수정하는 게 대세다. '자연스럽게 변화시켜 준다'는 말로 홍보를 하는 사진관도 여러 군데다. 적게는 1만원 많게는 10만원을 내야 하지만 취준생들은 자연스러운 사진을 위해 기꺼이 지갑을 연다. 취준생 이미진(27)씨는 "비싸면 비쌀수록 수정에 할애하는 시간이 늘어나 사진이 더 자연스럽게 나온다"고 귀띔했다. 치아교정을 하는 중이어도 1~2만원 정도만 추가하면 활짝 웃고 찍은 뒤 치아에 부착된 교정기 하나하나를 수정할 수도 있다.
기존에 갖고 있던 사진 속 얼굴은 마음에 드는데 옷이 별로일 경우엔 옷만 다시 합성하는 경우도 있다. 얼굴을 수정하는 것보다 더 간단해 몇 분이면 새로운 사진이 탄생한다.
사진을 자꾸 수정하게 되는 건 취준생들이 사진을 일종의 '스펙'으로 여기고 있어서다. 그러나 정작 인사 담당자들은 사진 성형이 면접에서 결코 좋은 점수를 받을 없다고 입을 모은다. 한 기업 인사 담당자는 "면접 당일에 사진과 전혀 다른 얼굴의 면접자를 접한 면접관들의 반응은 시큰둥할 수밖에 없다"며 "지나친 사진 수정은 오히려 역효과를 줄 수 있으니 참고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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