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준생들 이력서 쓸 때 고민하다 '0'만 두개 쓰기도
[아시아경제 금보령 기자] 취업준비생 김정은(27)씨는 이력서를 쓰던 중 '희망연봉'을 적어야 하는 칸을 보고 고민에 빠졌다. 얼마를 적어야 적당한 지 알 수 없어서다. 김씨는 "요새 서류 합격이 어렵기 때문에 이력서에 작성하는 하나하나가 다 신경 쓰인다"고 말했다. 하루 종일 희망연봉을 생각하던 김씨는 결국 '00만원'으로 숫자 '0'만 적은 뒤에야 이력서를 제출할 수 있었다.
기업들의 상반기 신입사원 공개채용 시즌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가운데 희망연봉을 두고 고민하는 취준생들이 많다.
'회사 내규에 따름'이라고 적어서 내거나 김씨처럼 '00만원'이라고 적어서 내는 경우도 흔하다. 취준생 신모(26)씨는 "어차피 합격하면 회사 내규에 따라 연봉이 책정될 텐데 그렇게 쓰는 편이 왠지 튀지 않을 것 같아 마음이 편하다"며 "간혹 희망연봉란에 숫자 외에 다른 건 쓸 수 없도록 해놓은 기업이 있는데 그럴 땐 그냥 '00'만 넣고 제출한다"고 말했다.
게다가 희망연봉 앞에서 취준생들은 솔직해지기 어렵다. 취준생 박모(30)씨는 "원래 희망하는 연봉보다 조금씩 더 적게 쓴다"며 "받고 싶은 만큼 많이 쓰면 회사에서 개념 없다고 할 것 같고 적게 쓰자니 정말 그 정도만 줄 것 같아서 내린 결론이 이렇다"고 설명했다. 6일 취업포털 잡코리아 조사 결과에 따르면 4년대졸 신입직 구직자의 희망연봉은 평균 2613만원이었다.
금보령 기자 gol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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