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남표, Instant landscape _ traveler #9, 2013, artificial fur and charcoal on canvas, 112x162cm
[아시아경제 김세영 기자] 동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속 주인공 앨리스는 시계를 보며 늦었다고 중얼거리는 흰 토끼를 따라 래빗홀(Rabbit Hole)에 들어갔다가 신비한 경험을 한다. 내 주변 어딘가에도 이러한 환상의 세계가 있지 않을까 상상한다.
‘래빗홀, 현실과 환상 사이’전은 오는 8일부터 내달 18일까지 롯데갤러리 일산점(안양점: 5월10일~6월6일)에서 열린다. 참여 작가(김남표, 현경, 이호철, 유선태, 정규리, 이소연, 이해민선. 김혜영) 여덟 명의 현실과 환상의 세계가 뒤섞인 회화작품 스물다섯 점이 공개된다.
김남표 작가는 캔버스 위에 목탄으로 그림을 그리고 그 위에 인조 모피와 사물들을 붙여나감으로써 자신만의 독특한 초현실적 풍경을 만들어낸다. 무한한 상상의 세계를 보여주는 김남표의 작업은 꿈 속 풍경이 실제로 펼쳐진 듯 재미있고 유쾌하다.
이호철, Untitled, 2016, mixed media on canvas, 162x130cm(사진 왼쪽)/ 이소연, Blue Curtain, 2008, oil on canvas, 130x90cm
원본보기 아이콘유선태 작가는 오랜 외국생활로 인한 문화 차이, 미술 표현의 방법 및 세계를 바라보는 관점의 차이 등의 고민들을 초현실적 분위기가 감도는 풍경으로 표현했다. 정규리 작가는 꿈에서 나올법한 풍경처럼 무중력 공간 속에 서로 개연성 없는 엉뚱한 인물과 사물들을 뒤죽박죽으로 섞어놓는다. 이소연 작가는 자신의 자화상을 강렬한 인상과 미묘한 분위기로 표현한다. 이내 관람객은 몽환과 상상의 세계로 빠져든다.
유선태, 말과 글 오브제의 숲, 2010 , acrylic on canvas, 181.5x227cm(사진 위쪽) / 정규리, A Fake Love Song 2, 2008, oil on canvas, 70x100cm
원본보기 아이콘이외에도 김혜영, 이해민선 등의 젊은 신진작가들은 어딘가 익숙하면서도 기묘한 풍경 작품을 통해 공간을 고정적 실체가 아닌 무엇과 만나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유동적인 것으로 그려낸다.
전시관과 작품은 현실 세계와 공상 또는 상상의 세계를 이어주는 래빗홀 역할을 한다. 눈앞의 현실이 담아내지 못한 흥미롭고 불가사의한 환상의 세계를 통해 오히려 우리 세계가 어떠한 모습인지 끊임없이 돌아보고 성찰할 기회를 준다.
김세영 기자 ksy123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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