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당국 1일 일제히 롯데 유통시설 안전점검
아모레퍼시픽 제품 3개 중국 수입 불허
고강도 사드 보복…고개드는 중국 회피론

롯데마트 중국 선영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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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한미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부지가 확정된 이후 중국이 노골적인 보복에 나서 국내 유통기업들이 초긴장하고 있다. 특히 사드 부지를 직접 제공한 롯데그룹에 대해선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화장품이나 식품 등 최근 중국 수출 비중이 높은 소비재 제조사들은 불똥이 튈까 전전긍긍하고 있고, 이미 중국에서 '쓴 맛'을 본 유통기업들은 사드 후폭풍 우려에 중국내 사업을 축소하고 다른 시장으로 눈을 돌리는 추세다.


2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중국 당국은 전날 현지 롯데 유통시설에 대해 일제 검점을 벌였다. 중국 전역에서 위생·안전 점검이 6건, 소방 점검이 4건, 시설 조사가 7건 진행됐다. 롯데는 지난해 11월 경북 성주골프장이 사드 배치부지 후보지로 결정된 직후에도 중국내 롯데그룹 전 사업장에 대한 소방위생점검이 이뤄졌다. 롯데 고위 관계자는 "지난해 소방점검 이후 이번처럼 많은 점포에서 점검이 이뤄진 것은 이례적"이라고 전했다.

일부 점포에선 롯데와 롯데 거래처가 모든 위험(리스크)을 부담하는 방향으로 신용장 발급 조건이 변경된 경우도 확인됐다. 일부 식품회사는 중국 내 온라인 쇼핑몰의 재입점 심사에서 탈락' 통보를 받았고, 한 유통 매장은 중국 당국으로부터 옥상 네온사인 간판과 입구 앞 광고를 철거하라는 요청을 받았다.


중국 언론들의 롯데 때리기도 계속되고 있다. 롯데가 전날 하룻동안 중국내 기사를 집계한 결과를 보면, 총 328건의 롯데와 사드 관련 언론 보도가 확인됐다. 이 가운데 현지 롯데의 피해 상황을 전한 보도가 108건으로 가장 많았다. 롯데에 대한 제재의 필요성과 제재 방안이 언급된 기사는 81건, 한국 정부의 사드 배치를 비판하는 기사는 62건이었다.


롯데와 국방부의 사드부지 교환계약 체결 이후 중국 정부는 행정제제에 나섰고, 중국 언론들은 롯데에 대한 불매운동을 부추기는 '투트랙' 전략을 펴고 있는 모습이다.


이처럼 롯데에 대한 비판 기사가 쏟아지면서 실제 불매운동으로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28일에는 중국 롯데그룹 홈페이지가 해킹 공격을 받아 접속이 중단됐고, 중국 온라인쇼핑몰에선 롯데 관련 상품이 자취를 감췄다. 중국 최대 온라인몰에 입점했던 롯데전문관도 폐쇄됐다


롯데는 중국정부가 자국 내 여론을 활용해 롯데 불매운동 확산하는 것을 가장 경계하고 있다. 롯데 관계자는 "1인 시위를 비롯해 일부 네티즌들의 소규모 단위 불매운동이 벌어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아직 매출 변동은 없어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지만 피해규모가 커질 경우 대응방안을 다각도로 검토해야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반도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가 속도를 내고 있다.

한반도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가 속도를 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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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뿐만이 아니다. 사드와 직접적인 연관이 없는 한국 기업에 대한 행정제제 움직임도 포착된다.


중국은 이달부터 상하이 푸동지역에서 수입하는 일반 화장품에 대해 기존 허가를 등록제로 변경, 시범 시행에 들어갔다. 화장품을 먼저 등록하고 판매한 뒤 사후에 기술심사를 받을 수 있는 제도로 신제품을 신속하게 중국시장에서 선보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국내 화장품에 대한 사드 보복 우려도 나오는 상황이다. 기술심사에서 불합격할 경우 기존의 판매분도 회수하는 리스크가 있는 탓이다.


실제 중국 질량감독검험검역총국(질검총국)이 전날 발표한 '2017년 1월 불합격 수입 화장품ㆍ식품' 목록에는 아모레퍼시픽 화장품 3종이 포함됐다. 이들 제품은 각각 지난해 10월, 3월 황색포도상구균이 검출돼 품질 불합격 판정을 받았다. 아모레퍼시픽 제품이 불허 조치가 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국산 화장품은 중국 경제성장의 가장 큰 수혜주로 꼽힌다. 중국인들이 설화수(아모레퍼시픽)와 후(LG생활건강) 등 한국 화장품에 열광하면서 최근 수년간 국내 화장품 시장은 급성장을 이뤘다. 2015년 기준 국산 화장품의 중국 수출비중은 41%에 달한다.


일찍부터 중국에서 '흑역사'를 써온 국내 유통기업들은 최근 수년간 중국 사업을 축소해왔다.1990년대 중국에 진출한 이마트는 총 6000억원 가량을 투자해 한때 중국내 매장이 27개까지 늘렸지만, 계속된 적자로 매장수를 정리해 현재는 7개만 남았다. 지난해 이마트 중국 1호점인 취양점이 문을 닫으면서 전면 철수설까지 나왔다. 롯데도 지난달부터 수익성이 떨어지는 베이징 인근의 롯데슈퍼 3개 매장에 대한 폐점을 검토해왔다.


중국 기업과 합작 형태로 현지에 진출한 홈쇼핑 업체들은 합작사들의 지나친 요구로 골치를 앓았다. 현대홈쇼핑의 경우 합작사 귀주가유구물집단유한공사와의 경영권 갈등으로 지난해 4월부터 현대가유홈쇼핑의 판매방송을 하지 못하고 있고, 중국에서 3개 홈쇼핑 법인을 운영하는 CJ오쇼핑은 2012년 동방CJ 지분 26% 중 11%를 현지 미디어사에 매각해야 했다. 롯데홈쇼핑의 경우 2010년 인수한 중국 '럭키파이'에 대한 정리작업을 진행 중이다.


다른 소비재 기업도 마찬가지다. 카페베네는 일부 중국 매장이 소송에 휘말려 1년 넘게 영업이 중단됐다. 이 때문에 최근 해외시장 진출에 나선 오픈마켓 11번가는 최대 소비시장 중국인 아닌 터키와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태국 등 동남아 신흥국을 선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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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각에선 중국내 반한시위가 확산되는 등 현지 상황이 더욱 악화될 경우 사업 철수로도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중국 현지 기업들과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사드로 인한 한중갈등 악화로 반한 감정마저 확산될 경우 버티기 힘들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업계 관계자는 "장사도 안되는데 중국 정부의 사드 압박까지 점점 강해질 경우 결국에는 (중국 시장 이탈 등) 중대 결심을 하지 않겠냐"고 전했다.


지연진 기자 gy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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