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 변제 1차 연장 마감'…주인없이 표류하는 동화면세점
호텔신라 측 "지분에는 관심無…23일까지 원금·이자 갚아라"
김기병 회장 측 "지분·경영권 이미 호텔신라에 넘어간 것"
제3자 매각 추진설 부인…"추진한다면 주인인 호텔신라가 해야"
소송戰 비화할 듯…김 회장 개인 재산 조회·가압류 전망
[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 동화면세점이 주인없이 표류하고 있다. 동화면세점 지분을 담보로 호텔신라로부터 돈을 빌린 김기병 롯데관광개발 회장 측은 계약관계에 따라 원금ㆍ이자 대신 지분을 넘겼다고 주장하고 있고, 호텔신라에서는 현금으로만 변제받겠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이들의 주장대로라면 현재 동화면세점 경영권의 주인은 없는 셈이다. '롯데와 신라'의 만남으로 여겨졌던 양사의 관계는 민사소송으로 비화될 가능성이 더욱 커졌다.
22일 면세점 업계에 따르면 호텔신라는 지난해 6월 풋옵션(매도청구권)을 행사한 주식 35만8200주(19.9%)에 대한 처분금액 715억원과 10% 가산금이 포함된 788억원을 이달 23일까지 상환하라고 김기병 회장 측에게 전달한 상태다. 그러나 김 회장 측은 이미 주식매매계약에 따라 호텔신라에 담보로 제공했던 동화면세점 지분(30.2%)이 넘어갔으며, 호텔신라가 2013년 5월 취득했던 동화 지분 19.9%까지 더해 총 50.1%의 지분율로 경영권을 가지게됐다고 여전히 주장하고 있다.
시장에서 지속적으로 제기되는 지분 제3자 매각에 대해서도 강하게 부인하고 있다. 김 회장 측 관계자는 "지분 매각에 대해서 전혀 검토도 하고 있지 않다"면서 "이미 지분을 넘긴 것이기 때문에 매각을 추진하더라도 동화가 아닌 호텔신라 측에서 진행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2월23일이라는 데드라인에 대해서도 "호텔신라의 일방적인 주장"이라면서 "해당 지분은 이미 동화면세점 소유가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호텔신라 측 역시 동화면세점 지분이나 경영권에는 관심이 없다는 기존의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이달 초 한인규 호텔신라 사장 역시 김 회장의 채무 변제 문제와 관련 "돈으로 받겠다"고 언급한 바 있다.
호텔신라 관계자는 "김 회장에게 여전히 변제능력이 있기 때문에 개인에게 변제받도록 하겠다는 방침에 변함이 없다"면서 "일부 동화면세점 지분에 복수의 기업이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호텔신라는 최종 협상 기한을 7월23일로 보고 있으며, 이 때까지도 이견을 좁히지 못하면 민사소송으로 비화될 가능성이 크다. 소송을 통해야 김 회장의 개인 재산을 조회하거나 기타 재산의 가압류 여부를 결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작년 말 기준 김기병 회장은 상장사인 롯데관광개발 주식 43.55%(1976만8171주)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전일(21일) 종가 기준 1500억여원어치에 달한다. 이밖에 부동산 관리업체 동화투자개발(비상장사)과 개인 부동산 등도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호텔신라 측이 김 회장의 변제능력이 충분하다고 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업계에서는 동화면세점 사태를 시작으로 올해부터 본격적인 면세점 시장의 구조조정이 진행될 것이라는 전망도 내놓고 있다. 실제로 두산, 한화, 신세계 등 지난해 본격적으로 영업을 시작한 신규면세점들이 모두 적자를 거듭하고 있고 이 가운데 일부는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하기도 했다. 한 서울 시내 신규면세점에서는 실적 부진 브랜드를 한 차례 정리하고, 관련 사업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꾸리자는 내부방침을 정한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면세점 시장의 실적 부진이 심각한 수준"이라면서 "신규점 출점, 마케팅 강화 등으로 외형은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지만 이익, 수익성 측면에서는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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