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를 리셋하라!…潘 불출마에 보수층 초비상, 黃 지지율은 두 자릿수 딜레마(종합)
潘 불출마에 보수층 초비상 - 범보수 단일화 가능성도 솔솔
일강다중 구도…여권 ‘빅3’ 모두 합쳐도 文 턱밑 못 쫓아가
황교안 지지율 두 자릿수 고착…일부선 “출마가 곧 낙선” 딜레마
김무성·오세훈 재등판론에 김종인 영입 주장까지 고개들어
[아시아경제 오상도 기자] "너무 큰 충격이라 드릴 말씀이 없다."(김무성 바른정당 고문)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 말 그대로 충격이다."(김명연 새누리당 수석대변인)
반기문 전 유엔(UN) 사무총장의 대선 불출마 선언으로 충격에 휩싸인 범보수 진영이 연일 몸살을 앓고 있다. 마땅한 대안주자를 물색하기 어려운 데다 정계개편의 신호탄이 될 보수진영 재편에 제동이 걸렸기 때문이다.
대통령 권한대행인 황교안 국무총리가 여론조사에서 두 자릿수 지지율 문턱을 넘어서며 완연한 상승세를 타고 있지만 오히려 혼란만 가중되고 있다.
대선레이스의 '심판'이 돼야 할 황 권한대행이 '선수'로 뛴다면 다시 한 번 여권은 요동칠 것으로 보인다. 황 권한대행은 다른 여권 주자들의 견제와 야당의 검증공세에, 뛰어도 멈춰도 쉽지 않은 가시밭길을 걸을 것으로 예상된다. 무엇보다 그의 출마 여부가 불투명한 것이 가장 큰 변수다. 서울 출신으로 이렇다 할 지지기반이 없는 황 권한대행은 공안검사 출신이란 게 최대 약점이다. '삼성 X파일 사건' '이석기 내란음모 사건' '통합진보당 해산심판 사건' 등의 법정 공방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한 탓에 야권의 집중 타깃이 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여기에 징집면제 의혹과 재산 신고 누락 논란, 여성 비하 발언 등 다양한 검증 소재가 꼬리를 물면서 대권 출마 선언 시기가 곧 낙마의 순간이란 예상까지 돌 정도다.
◆답이 없는 대선 구도, 보수 단일화가 최대 변수= 보수 진영은 기존 후보 누군가에게 힘을 실어주거나, 아예 판을 갈아야 하는데 둘 다 쉽지 않다는 게 고민이다. 보수 진영의 유력 주자로는 황 권한대행 외에도 바른정당 소속인 유승민 의원, 남경필 경기도지사 등이 꼽힌다. 반 전 총장 불출마 선언 이후 상승세가 눈에 띄지만 이들을 모두 합한 지지율은 20% 안팎에 머무르고 있다.
국민일보가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에 의뢰해 5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2월3~4일)에선 황 권한대행(16.0%)은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32.5%)에 이어 2위로 올라섰다. 다만 유 의원(3.1%)과 남 지사(1.8%)는 큰 변동이 없었다.
이튿날인 6일 MBN-리얼미터의 주간집계 자료(2월1~3일)에서도 황 권한대행(12.4%)은 두 자릿수 지지율을 굳혔다. 문 전 대표(31.2%), 안희정 충남도지사(13.0%)에 이은 3위였다(여론조사와 관련한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www.nesdc.go.kr)를 참조).
일단 새누리당과 바른정당 의원들은 누가 됐든 특정인에게 힘을 몰아줘야 한다는 데 점차 의견을 모아가는 것으로 보인다. 유 의원과 남 지사 외에 반 전 총장을 끌어들여 대선 경선 흥행몰이에 나서려던 바른정당은 비상이 걸렸다. 전국을 돌며 경선을 벌여 바닥권 지지율을 끌어올리려던 계획이 수포로 돌아간 탓이다.
유 의원이 지난 2일 기자들과 만나 새누리당 후보와의 단일화 가능성을 언급한 것도 이 때문으로 풀이된다. 그는 "새누리당은 후보를 못 낼 것 같지만 황 권한대행을 포함해 누가 나오든 범보수 후보 단일화 대상에 포함된다"고 언급했다. 바른정당 지도부가 나서 "가짜보수(새누리당)와는 연대조차 없다"고 못 박았지만, 당론까지 뒤집으며 위기감을 표출한 셈이다. 이와 동시에 범보수 단일후보 선출은 새 화두로 떠오른 상태다.
여권 관계자는 "개혁을 기치로 내걸고 새누리당과 차별화에 나선 바른정당 경선주자들도 결국 대구ㆍ경북(TK), 60대 이상 유권자를 기반으로 한 정통 보수의 표심을 무시할 순 없다"면서 "'고개 숙인 보수'를 끌어내기 위한 구애가 계속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치공학적 셈법은 보수 공멸의 길= 하지만 일각에선 정치공학적 접근으로 일관하는 보수진영이 눈앞의 대선에 치중하다가 자칫 보수층의 투표 포기 사태 등을 초래할 수 있다는 비판도 적지 않다. 인명진 비상대책위원장 등 새누리당 지도부가 꾸준히 지지율이 상승 중인 황 권한대행 띄우기에 나선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이는 다시 한 번 보수진영 몰락이란 결과를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반 전 총장의 불출마가 불러온 보수층의 위기감은 사그라들던 제3지대 논의를 범여권에서 제한적으로 부각시킬 것으로 보인다. 대권주자가 넘치는 진보진영과 달리 무주공산(無主空山)처럼 비치는 범여권에 다시 다양한 주자들을 등판시켜 판을 키우자는 주장이다.
이미 불출마를 선언한 바른정당 소속의 김무성 고문과 오세훈 최고위원은 주요 타깃이다. 이들은 각각 새누리당 대표와 서울시장을 지낸 거물이다. 정병국 바른정당 대표는 "(불출마를 물리는 게) 법으로 정해진 건 아니다"면서 김 고문의 대선출마 가능성을 언급했다.
반 전 총장 측 선거대책본부장에 내정됐던 오 최고위원도 물망에 오른다. 귀국 후 13~25%를 오간 반 전 총장 지지세가 오 최고위원에게 상당부분 옮겨갈 것이란 기대감에서다. 하지만 두 사람 모든 불출마를 되돌리는 데는 부정적이다.
결국 범여권에선 끌어모을 수 있는 모든 인적 자원을 동원해 맞불을 놓자는 데 의견이 모아지고 있다. 지난 대선 때 여당에 몸담았던 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도 '킹메이커'가 아닌 '킹' 후보로 거론될 정도다. "본인만 결심하면 못할 것도 없다"는 게 일부 여권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이 같은 분위기는 내전과 다름없는 분열에 빠졌던 보수층 집결에 촉매로 작용해 의외의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온다. 이미 새누리당 초선의원 20명은 국회에서 회동을 갖고 '보수통합'을 논의했다. 정우택 새누리당 원내대표도 지난 3일 임시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이 같은 내용의 제안을 했다. 한 여권 중진 의원은 이를 근거로 "보수연대나 통합은 시기의 문제일 뿐 그리 멀지 않은 시점에 이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보수진영에서 이번 대선과 관련해 벌써부터 다양한 시나리오가 전개되고 있다. 주요 변수는 범보수 진영 후보 단일화와 새누리당 후보의 완주 여부다.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의 완주도 적잖은 요인으로 거론된다.
이미 대선판은 반 전 총장의 탈락으로 통째로 흔들리면서, 양강 구도를 형성했던 문 전 대표를 축으로 '일강다중(一强多中)' 구도를 띠고 있다. 대선 레이스도 각자도생과 합종연횡의 복잡한 방정식 속에서 전개될 전망이다.
◆대선은 결국 51대 49 구도, '黃효과'도 감안해야= 김용철 부산대 교수(정치학)는 "우리 대선구도는 대부분 양강 구도로 갔다"면서 "특정 세력이나 정당으로 쏠림현상이 일어나더라도 대선이 임박해선 51대 49의 맞대결 양상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국민들도 이 같은 상황에서 여야 1대1 구도를 기반으로 후보를 선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울러 안 전 대표의 완주 여부에 대해선 "지금같은 지지율이라면 막판에 독자 출마할 동인이 사라진다. 연대 압박에 내몰릴 것"이라고 평가했다.
현재 정치권 안팎에선 개혁적 보수를 앞세운 바른정당이 막판 새누리당이나 국민의당과 연대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이와 관련, 정 대표는 "가짜보수(새누리당)와는 연대조차 하지 않겠지만 국민의당과는 가능하다"고 밝혔다. 이 경우 문 전 대표, 안 전 대표, 바른정당 후보가 각축하는 3~4자 구도가 예상된다. 막판 연대나 단일화가 상당한 파급효과나 흡인력을 가질 수밖에 없는 이유다.
안 전 대표는 그가 공언한 대로 대선에서 막판까지 완주할 경우 지난 총선처럼 보수와 중도를 아우르는 상당한 지지표를 흡수할 것으로 관측된다. 지지 후보를 정하지 못한 상당수 '샤이' 보수 유권자들의 '묻지 마 투표'도 예상된다. 또 '불임정당'으로 낙인 찍힌 새누리당이 독자적인 대선후보를 내고 완주시킬 경우, 역시 무시 못 할 파괴력을 지닐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선 유 의원ㆍ남 지사 등 범여권 50대 주자들이 '정권교체'가 아닌 '세대교체'를 전면에 내세우고 이 같은 프레임이 자리잡을 경우, 보수ㆍ진보의 프레임이 깨지면서 범여권이 기사회생할 것이란 전망도 내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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