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텐트론' 물 건너가고 '대연정' 새 화두로
안희정 "새누리당에도 문호 열어"
남경필 “안희정·안철수·심상정 포함”
문재인·이재명 반발
安측 "연정 논의할 후보 간 대토론회 열자" 제안,
"지금의 새누리당이라면 대연정에 포함되기 힘들어"
南측 "후보마다 연정 선언하면 확산될 것",
"짧은 시간 안에 개헌이 어려운 만큼 대안"
개헌·권력구조 개편과 맞물려 폭발력 배가
새누리당은 대연정 제안 일축


[아시아경제 오상도 기자] '대연정(大聯政)'이 차기 대선의 명운을 가름할 정치권의 새로운 화두로 떠올랐다. 개헌을 고리로 한 제3지대(빅텐트)가 사실상 물 건너간 가운데 연정을 고리로 한 정치적 이해관계의 조율이 대선정국의 변수로 돌출한 것이다. 도태된 '87년 체제'를 대체할 개헌이 당장 어렵다면 권력분점을 전제로 연정에 미리 합의한 후보들끼리 대선에서 선의의 경쟁과 협력(콜라보)을 벌이자는 발상의 전환이다.

안희정 충남도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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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5년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이 첫 제안…'미완의 역사'로= 6일 정치권에 따르면 여야 유력 대선주자인 더불어민주당의 안희정 충남도지사와 바른정당의 남경필 경기도지사는 연일 '연정' '협치'를 내세우며 같은 진영 내에서 전선을 구축하고 있다. 이에 반대하는 기존 후보들과 각을 세우며 이른바 대연정에 찬성하는 쪽과 반대하는 쪽으로 세력을 확연히 구분짓는 중이다.


 화두는 안 지사가 던졌다. 지난 2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그동안 대통령과 청와대가 일방적으로 의회를 압박했던 낡은 정치를 청산할 것"이라며 2005년 노무현 전 대통령 당시 시도했다가 좌절된 대연정 카드를 꺼내들었다. 대연정은 주로 내각제 국가에서 안정적 집권 다수당이 되기 위해 서로 이념이 다른 보수와 진보 정당이 연립정부를 구성하는 것을 일컫는다. 비슷한 성향의 보수 혹은 진보정당끼리 손잡는 소연정과는 다른 개념이다. 지역주의 타파를 앞세웠던 노 전 대통령의 제안은 여야 모두의 반대로 무산됐다. 서로 믿지 못했기 때문이다.

 안 지사는 '국가 개혁에 동의한다면'이란 전제를 걸면서 새누리당에도 문을 열었고,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이재명 성남시장 등 다른 야권 유력 주자들은 반발했다.


 남 지사는 한 발 더 나아갔다. 지난 5일 "안 지사,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 심상정 정의당 대표 등과 본선에서 경쟁하자"며 대선 이후 연정할 수 있는 상대를 직접 거론했다. 또 "선거 결과에 상관없이 협력하자고 공개적으로 약속하고 선거 이후 협력을 끌어낸다면 이것이 국민이 바라는 것 아니냐"고 호소했다.


 이같이 대선을 앞두고 태동한 '콜라보 정치'는 지금까지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움직임이다. 탄핵정국과 대선정국이 맞물리는 특수한 상황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누가 당선되더라도 의석수에서 '여소야대'국회를 피할 수 없다는 현실론도 작용했다. 현재 민주당(121석), 새누리당(95석), 국민의당(38석), 바른정당(32석) 등으로 다당제 체제가 고착된 상황이다.


 문제는 콜라보 정치를 어떻게 구체화할 것인가에 대한 방법론이다. 안 지사 측은 이날 아시아경제와의 통화에서 "대선 전 '공개토론회'를 통해 어떤 연정을 펼칠지에 대해 논의하자"고 제안했다. 다만 남 지사 등 특정인과 비공개 회동을 통해 연정의 밑그림을 그리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못박았다.


 안 지사 측 핵심 관계자는 "누가 차기 정부를 이끌던 간에 어려운 현실에 직면할 것"이라며 "이를 타개하기 위해 권력구조 등을 개선하기 위한 논의가 미리 병행돼야한다"고 말했다. 이어 "(대연정은) 개헌이나 권력구조 개편 등과 맞물려갈 때 용이하다"고 덧붙였다.


 이 관계자는 또 "일각에선 새누리당과의 연정 가능성에 반발하는데 우리는 '개혁과제에 합의한다면'이란 전제를 달았다. 지금의 새누리당이라면 (연정)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설명했다.


남경필 경기도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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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安측 "대선前 공개 토론회 열어 연정 논의"…南측 "연정 선언 통해 공감대 형성"= 남 지사 측은 '선언적 의미'에 무게를 두면서도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남 지사 측 핵심 관계자는 아시아경제와의 통화에서 "한국사회가 안고 있는 적폐를 해소하기 위해 불가피한 선택"이라며 "연정의 범위와 수준은 대선이 끝난 직후 정권을 잡은 새 대통령과 의회의 논의를 통해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노동, 복지, 환경 분야에서 야당인 민주당 쪽에 예산과 인사권을 넘겨준 경기도의 사례도 적시했다.


 이 관계자는 또 "선거 전 각 진영의 후보들이 이 같은 선언에 나서면 분위기가 확산될 것"이라며 "짧은 시간 안에 개헌이 어려운 만큼 이런 연정이란 대안도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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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여권 관계자는 "다른 정당과의 연정 방식에 대한 대선주자들의 확연한 시각차는 지지층 확대 전략에서의 근본적 차이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향후에도 이를 놓고 대립 국면이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안 지사가 대연정 대상에 포함시키며 논란의 빌미가 된 새누리당은 대연정 제안을 일축했다. 정우택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개헌없는 '대연정'은 본말이 전도된 정치공학적 접근에 불과하다"며 "우리 헌법은 대통령이 창출한 여당이 대통령과 함께 국정을 책임 있게 끌어달라는 대통령 중심 책임제로, 이념과 철학이 다른 정당끼리 연정을 통해 집권하는 것을 뒷받침하지 않는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오상도 기자 sdo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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