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방 없이 '잽'만 날려…고민 깊은 삼성 투자
-대내외 리스크 속 해외투자 이어가지만 본격적 M&A 등 대규모 투자 지지부진
[아시아경제 강희종 기자, 김은별 기자] "링에 오른 인파이터가 오른손 부상을 당해 왼손 잽만 날리는 아웃사이더가 되고 말았다. 지금 삼성전자가 딱 그렇다."
탄핵 정국과 보호무역주의 등 안팎의 악재에 표류하는 삼성전자 삼성전자 close 증권정보 005930 KOSPI 현재가 297,500 전일대비 13,500 등락률 +4.75% 거래량 14,445,581 전일가 284,000 2026.05.14 09:49 기준 관련기사 코스피 강보합 출발…8000피 재도전 반도체 차익실현 확대? 시장 관심 이동하는 업종은 "젠슨황도 중국행" 트럼프 방중에 막판 합류 를 바라보는 재계의 시선에 우려가 짙어지고 있다. 혁신을 위한 대규모 투자가 이뤄지지 못하는 상황을 '부상당한 인파이터'에 빗댄 것이다. 올 들어 본격적으로 진행될 것으로 보였던 삼성전자의 대규모 투자는 아직까지 뚜렷하게 윤곽이 나오지 않고 있다. 미래 먹거리로 꼽히는 전장ㆍ오디오 사업을 맡게 될 하만 인수도 이달이 지나야 인수 성공 여부를 알 수 있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이름을 바꿔 내건 '삼성 넥스트'는 미국 현지에서 자잘한 스타트업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삼성 넥스트'는 지난달 말 VR기기용 콘텐츠 제작을 담당하는 스타트업 '엔트리포인트'에 200만달러 투자를 주도했다. 삼성 외 다른 두 개의 투자자들도 이번 투자에 참여했다. 직전달에도 삼성이 펀딩회사들과 힘을 합쳐 '인테저'라는 기업에 200만달러를 투자했다. 인테저는 사이버 보안 사업을 하는 스타트업 업체다.
지난 2013년 인수한 독일 전자소재 기업 노발레드(NOVALED)의 생산시설도 확대하기로 했다. 생산시설, 연구개발(R&D) 센터 건립을 위해 약 2000만 유로(약 250억원)를 투자하기로 했다. 노발레드는 독일 드라스덴 지역에 위치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전자 소재 전문 기업이다.
제일모직(현 삼성SDI 삼성SDI close 증권정보 006400 KOSPI 현재가 637,000 전일대비 3,000 등락률 +0.47% 거래량 291,149 전일가 634,000 2026.05.14 09:49 기준 관련기사 조정 나올 때가 저가매수 타이밍? 4배 투자금으로 기회 살려볼까 '7800선 터치' 코스피, 매수 사이드카 발동…불타는 '삼전닉스' 외인 ‘5조 팔자’에도 굳건…코스피 종가 사상 최고 에 합병)은 지난 2013년 8월 노발레드의 지분 50%를 인수해 계열사로 편입했다. 삼성SDI 이외에 삼성전자가 40%, 삼성벤처투자가 10%의 지분을 갖고 있어 사실상 삼성이 전체를 소유하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어수선한 상황 가운데 계열사들이 알아서 결정할 수 있는 자잘한 투자는 지속되고 있다"면서도 "올해 초부터 진행될 것으로 예상됐던 적극적인 대형 투자는 진행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밝혔다.
당초 재계에서는 삼성그룹이 올해부터 본격적인 인수합병(M&A)에 나설 것으로 예상했다. 전장사업을 비롯해 헬스케어, 바이오 등 이재용 부회장이 관심을 가졌던 분야들에 대한 투자가 대대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내다봤던 것이다. 그러나 대형 M&A와 시설투자에 대해 전략적 판단을 내려야 하는 총수의 상황이 불확실하다 보니 이렇다할 진전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사업부에서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자잘한 투자만 겨우 이뤄질 뿐 미래 생존을 위한 대규모 투자는 사실상 멈춰선 것이다. 일각에서는 수면 아래서 진행되던 대규모 투자건들이 불확실성으로 인해 잠정 중단됐을 것으로 짐작하고 있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오너십이 공백인 상황에서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기 어렵다"며 "당분간은 펀치는 못 날리고 잽만 날리는 상황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은별 기자 silversta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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