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동성애자 사후사면 적용…'오스카 와일드'도 무죄
[아시아경제 노미란 기자] 영국 극작가 오스카 와일드 등 동성애 혐의로 유죄판결을 받았던 5만여명이 영국에서 사후 사면을 받게 될 전망이다.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영국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영국에서 동성애 금지법으로 유죄 판결받은 남성 동성애자들을 사면하는 새로운 법이 1월31일자로 시행되면서 5만여명이 사후 사면을 적용받게 됐다.
사후 사면은 자동적으로 이뤄지며, 유족들은 따로 통보받지 않는다.
텔레그래프는 영국 법무부의 소식통을 인용해 오스카 와일드가 이번 사후 사면 대상자에 포함됐다고 전했다. 오스카 와일드는 16살 어린 남성과의 사랑을 이유로 1895년 법원에서 2년의 강제노동형을 선고받았다.
샘 기마 법무부 장관은 "진정으로 중요한 날이다. (반 동성애법에 의해) 발생한 피해를 없던 일로 할 수는 없지만, 우리는 사과하고 이러한 실수를 바로잡기 위해 행동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동성애 죄목으로 유죄판결을 받은 1만5000여명의 생존자도 사면 조치를 받는다.
영국은 20세기까지 동성애를 법으로 금지했다가 1967년에 잉글랜드와 웨일스에서 21세 이상 성인의 동성애를 합법으로 인정했고, 1980년 스코틀랜드, 1982년 북아일랜드도 이 움직임에 동참했다.
이번 사후 사면은 제2차 세계 대전에서 암호 해독자로서 공적을 남긴 수학자 앨런 튜링의 이름을 딴 '튜링 법'의 연장선에서 이뤄졌다. 동성애자였던 튜링은 1952년 19세에 동성 성추행 혐의로 유죄를 언도받고 화학적 거세 조치를 받았다. 2년 후 그는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하지만 51년이 지난 2013년에 엘리자베스 여왕이 사후 사면을 적용해 이후 유사한 사면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는 계기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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