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정지 환자 살리는 스마트 의료지도, 전국 확대 왜 안 되나?
전문의 원격 지도 받은 구급대원, 전문적 처치로 소생률 향상 불구 전국 확대 미뤄져..."의료계 의식한 정부의 소극적 태도 때문" 지적 제기돼
[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심정지 환자 소생률 향상에 큰 도움을 주고 있는 스마트 의료지도 서비스가 3년째 '시범 사업'에 그치고 있다. 효과가 입증됐음에도 이례적으로 전국으로 확대되지 못하고 있는 것에 대해 일각에선 의료계의 업무 영역 침해에 따른 반발을 의식한 정부 당국의 소극적인 태도를 탓하고 있다.
16일 국민안전처ㆍ보건복지부에 따르면, 2015년 8월부터 현장에 출동한 119구급대원들이 스마트폰 영상통화로 전문의의 지도를 받아 심정지 환자를 응급처치하는 서비스가 시행 중이다.
이 서비스는 심정지 환자 발생 신고를 받고 출동한 구급대원들이 병원으로 빠르게 이송하는 것에 급급했던 것과 달리 화상촬영과 이어폰 기능을 갖춘 무선기기로 담당 의료기관 의사와 연결해 지도를 받으면서 에피네프린 등 약물 투입을 처치할 수 있다. 기존의 흉부 압박ㆍ심장제세동기(AED) 등 물리적 응급 처치와 함께 전문 의학적 치료가 가능해진 것이다.
이같은 서비스는 시행 지역의 심정지 환자 소생률을 올리는 데 큰 기여를 하고 있다는 게 일선 소방관들의 의견이다. 국민안전처에 따르면, 2015년 8월 시범 서비스가 시행된 후 5개월 안 해당 시ㆍ도의 심정지 환자 소생률은 7%를 넘어섰다. 2014년 전국 평균 4.8%에 비해 두 배에 가까운 수치다. 충남의 경우 시범 서비스 시행 이후 지난해 10월 말 기준 소생률이 6.9%로, 2013년 1.6%, 2014년 2.3%, 2015년 3.6% 등에 비해 획기적으로 증가했다.
이에 안전처는 복지부와 협의해 시범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 첫해 경기ㆍ인천ㆍ충남ㆍ광주 등 4개 시도 9개 의료기관ㆍ19개 소방서에서 지난해에는 20개 의료기관ㆍ29개 소방서로 늘렸다. 영상통화 가능 119구급차 대수도 128대에서 199대로 증차했다. 올해도 참여 소방서 수를 39~41개 수준으로 늘릴 계획이다.
효과를 확인한 안전처는 지난해 주무 부처인 복지부와 기획재정부 등에 스마트의료지도 서비스 전국 확대를 위한 예산과 협력을 촉구했지만 거절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전처 관계자는 "시범 사업을 두 해나 진행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분명한 것은 시행한 곳의 심정지 환자 자연순환회복률이 이전보다 1.5배 정도 상승하는 등 생존률이 높아지고 있다는 것"이라며 "조속히 전국적으로 확대돼 더 많은 심정지 환자들을 살릴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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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의료계의 업무 영역 침해에 따른 반발을 의식한 정부 일부의 소극적인 태도로 서비스의 전국 확대가 미뤄지고 있다는 것이다. 의료계 측은 소방관들이 1급 응급구조사 자격증을 소지한 상태에서 비록 의사의 지도를 받는 상황에서라도 의사만 사용할 수 있는 전문 의약품을 쓰도록 허용할 경우 부작용 등의 우려가 있고 고유의 업무 영약을 침해한다며 반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복지부 응급의료과 관계자는 "현재 시범사업 결과를 갖고 소생률 상승 등이 유의미한 지 여부를 분석 중인데, 연도 별로 다소 차이가 있어서 살펴 보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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