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설 직후 인천공항에서 공항열차를 타고 서울역으로 향하던 반 전 총장은 '국제 무대와 현실 정치가 다르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벌써 느끼고 있고 다를 수 있다"고 답했다.
올해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정치권의 '새판짜기'에 나선 반 전 총장은 향후 '보수'와 '중도'를 가리지 않고 광범위한 연대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1, 2위를 다투는 차기 대선주자 지지율에 대해선 "국민들은 변화를 바란다"며 " 희망을 갖고 싶어하는 것 같다"는 답변으로 갈음했다. 이어 "정당에 가입한 일이 한 번도 없다. 그렇다고 정치와 완전히 멀리 있었던 건 아니다. 제가 만난 사람들이 다 세계의 정치인들"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반 전 총장은 '국내 사정을 잘 모른다'는 지적에 대해선 "세세한 건 잘 모른다"면서도 "그간 한국의 경제나 정치, 사회 등에 관심을 갖고 파악해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 제 생활 모든 부분이 국내 문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정치하는 사람들이 너무 국내 문제에 함몰돼 있다"고도 했다. 또 '유엔 사무총장을 정치인으로 보느냐, 안 보느냐'에 대해선 "정치인"이라고 규정했다.
반 전 총장은 "유엔 사무총장과 국내 지도자들이 하는 일이 다르다"면서 "(사무총장은) 중재 협상으로 틀을 만들어 각국에 제시하고 다시 각국 지도자가 받아야 한다. 유엔에선 집행에는 관여를 안 한다"고 설명했다 .
그는 "오늘같이 대화를 더 나누고 국민들, 정치지도자들과 대화를 하겠다"고 다짐했다.
이날 공항에 몰린 환영인파와 관련해선 "취재진이 많이 올 지 예상하지 못했다"면서 "조용하게 귀국하고 싶었는데 비행기를 예약하면 다 드러난다. 비밀이 없다"고 했다. 이어 "어려운 나라에 갈수록 환영을 받는다. 선진국에 가면 그냥 그렇다"면서 최근 불거진 '최순실 게이트'의 혼란상을 꼬집었다.
오상도 기자 sdo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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