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양낙규 기자]육군사관학교가 발간한 지 10년 이상된 북한학 교재를 수업에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고급장교를 양성하는 사관학교에서 10년 전 북한의 외교정책과 안보정책, 전략을 가르치고 있는 셈이다.
27일 육군사관학교가 내부보고용으로 작성한 문건에 따르면 김모 대령의 북한학 수업에는 육군사관학교가 지난 2006년도에 발간한 북한학 교재를 사용하고 있다. 이 책은 북한이 1차 핵실험을 하기 전인 김정일 정권을 설명한 교재로 북한의 대남북전략, 외교정책, 군사정책 등 670페이지로 구성됐다.
군사보안을 다루는 신모 중령의 정보보안 과목에는 2005년에 발간된 '정보 보안: 원칙과 실제(Information Security : Principles and Practice)'라는 교재를 사용하고 있다. 북한의 사이버해킹이 갈수록 위협적이지만 11년전 교재를 사용하는 셈이다.
방위사업청 산하 국방기술품질원(기품원)은 27일 발간한 '국방과학기술조사서'에 따르면 미국 국방부가 최근 북한의 사이버전 능력을 모의실험한 결과, 하와이에 있는 미군 태평양사령부 지휘통제소를 무력화시킬 수 있는 수준에 도달한 것으로 평가했다. 북한은 2013년 방송사와 금융기관 전산망을 공격한 3.20 사이버테러를 감행했으며 당시 PC 4만8284대가 파괴되고 열흘간 업무 마비 사태를 초래해 9000억원 가까운 피해가 발생한 바 있다. 북한 사이버전은 목표 시스템에 은밀하고 지속적인 공격을 가하는 형태로 지능화ㆍ고도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군안팎에서는 외부민간인교수 채용을 꺼리다보니 '고인 물'처럼 내부변화가 늦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국방부는 2013년 '국방경영 효율화 추진계획 성과' 를 발표하면서 현역으로 구성된 각 군 사관학교 교수진에 25명의 민간교수를 채용하겠다고 대대적으로 홍보를 했다. 하지만 육사는 2013년 이후 민간인 교수 3명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육사는 '예산부족과 낮은 직급'으로 민간인 교수채용이 어렵다는 입장이지만 일각에서는 현역 자리채우기를 위해 예산과 직급을 올리지 않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내놓는다.
군 관계자는 "현재 북한학교재는 기본교재이고 부교재로 통일연구원에서 발간되는 북한이해를 활용하고 있다"며 "민간인교수는 내년부터 12명을 충원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양낙규 기자 if@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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