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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당 합당 후 26년…보수의 지형도가 바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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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정계지도 새로 쓰인다
1990년 노태우·YS·JP의 보수대연합
…신한국당·한나라당·새누리당으로
최순실 국정농단으로 와해 본격화
…다툼의 중심에는 'YS의 남자들'
親朴 서청원·이인제·'왕실장' 김기춘
…'비박좌장' 김무성 모두 YS와 인연


[아시아경제 오상도 기자] 1990년 1월22일, 당시 집권당이던 민주정의당(민정당)과 야당이던 통일민주당(민주당), 신민주공화당(공화당)이 합당해 출범시킨 민주자유당은 우리 정치사에서 '구국의 결단' 혹은 '3당 야합'이란 엇갈린 평가를 듣고 있다. "역사를 거슬렀다"는 혹평 속에서도 안정적 국정 운영의 기반을 닦은 3당 합당은 당시 민주당 총재이던 고(故) 김영삼(YS) 전 대통령이 사실상 주도했다.
김무성 새누리당 전 대표(왼쪽)는 김영삼 전 대통령과 인연을 맺으며 정계에 입문했다. / 사진=김무성 의원 홈페이지

김무성 새누리당 전 대표(왼쪽)는 김영삼 전 대통령과 인연을 맺으며 정계에 입문했다. / 사진=김무성 의원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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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시 노태우 전 대통령은 국민의 계속된 민주화 요구와 여소야대 정국을 해소하기 위해 이 카드를 꺼내 들었고, 열쇠를 쥔 YS가 화답했다. 이렇게 수면 위로 떠오른 '보수대연합' 출범식에선 노태우 전 대통령의 오른쪽에 YS가, 왼쪽에는 김종필(JP) 공화당 총재가 섰다. 이후 보수대연합은 신한국당, 한나라당, 새누리당으로 명맥을 이어왔다. 26년간 보수진영의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했다.

 하지만 최근 집권당인 새누리당이 분당으로 치달으면서 보수대연합도 종말을 고하게 됐다. 지난달 YS의 사망 1주기를 즈음해 불거진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이 와해의 신호탄이 됐다.

 사퇴 압박을 받는 박근혜 대통령의 지근거리에는 여전히 'YS의 남자들'이 버티고 있다. 박정희ㆍ박근혜 전ㆍ현 대통령 부녀가 YS와 평생 악연을 이어왔다는 점에선 '역사의 아이러니'인 셈이다.
 1979년 'YH사건'이 터지자 국회에서 YS 제명안을 날치기 통과시킨 장본인이 박정희 전 대통령이었다. 가택연금된 YS는 "닭의 모가지를 비틀어도 새벽은 온다"는 명언을 남겼다. YS는 사석에서 박 전 대통령의 딸인 박근혜 대통령을 종종 혹평했다. "독재자의 딸" "아주 칠푼이"라고 말했다.

 반면 YS의 '정치적 아들'인 8선의 서청원 의원은 '최순실의 남자'로 불리며 지금까지 친박(친박근혜)의 맏형 노릇을 하고 있다. 서 의원은 30년 넘게 서울 상도동의 YS 자택 인근에서 기거했다. 1980년대 민주당에선 대변인ㆍ김영삼 총재비서실장 등을 지냈다. 하지만 18대 총선에서 친박연대 비례대표로 출마하면서 상반된 행보를 걸어왔다.

 지난 13일 친박 주도의 '혁신과 통합 보수연합' 발족식에선 3당 합당을 거론하며 "(우리) 임기가 3년 반이나 남았으니 흔들리지 말자"고 강조하기도 했다.

새누리당 김무성 전 대표와 유승민 의원 등 비주류 의원들이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회동이 끝난 뒤 기자회견을 마치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군현, 김성태, 유승민, 김무성, 황영철, 권성동, 정운천. / 사진=연합뉴스

새누리당 김무성 전 대표와 유승민 의원 등 비주류 의원들이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회동이 끝난 뒤 기자회견을 마치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군현, 김성태, 유승민, 김무성, 황영철, 권성동, 정운천. /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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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YS의 '수제자'로 불리는 이인제 새누리당 전 최고위원도 공동대표 자격으로 당시 행사에 참석해 친박의 입장에서 "보수의 깃발을 다시 세우겠다"고 선언했다. 이 전 최고위원은 "잘 따르고 똑똑해 유난히 YS가 좋아했다"고 한다. 판사 출신인 그는 YS가 3당 합당 뒤 민정계와 힘겨루기를 할 때마다 든든한 지원군 역할을 했다. YS는 그를 최연소 각료(노동부 장관)와 민선 경기지사로 밀면서 정치적으로 공을 들였다.

 친박이 배신자로 규정한 비박(비박근혜) 좌장인 김무성 새누리당 전 대표도 YS를 '정치적 대부'로 모시고 있다. 김 전 대표는 상도동계의 적자로 불리지만 지금은 새누리당 분당의 열쇠를 쥐고 있다. 군사정권 시절인 1984년 상도동계와 동교동계가 결성한 '민주화추진협의회(민추협)'의 사단법인 회장(2005년), 동지회 공동대표(2001년)를 지냈다. 민주당 창당발기인을 거쳐 YS의 대통령 재임 시절 청와대 민정비서관을 지내며 지근거리에서 보좌했다.

 '왕실장'으로 불리며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사건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특별위원회(최순실 국조특위)' 청문회의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던 김기춘 청와대 전 비서실장도 YS의 사람이다. YS와 같은 경남 거제 출신으로, 검찰총장ㆍ법무부 장관을 지낸 그는 '초원복집' 사건으로 YS 대통령 당선에 결정적 기여를 했다. 15~17대 국회에선 YS의 지역구인 경남 거제를 물려받아 내리 당선됐다.

 공교롭게도 3당 합당에 반대해 당시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반대토론을 해야 한다"며 고성을 내지른 주인공은 민주당 의원이던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이었다. 그는 보수대연합의 출범에 반대했다.

 이 같은 배경에서, '탄핵 정국'과 맞물려 박 대통령 주변에 머무는 YS의 남자들의 행보는 더욱 관심을 모으고 있다. 한 여권 인사는 "어떤 결말을 맺더라도 이들은 박근혜정부를 둘러싼 책임론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오상도 기자 sdo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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