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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고비 넘긴 촛불, 어디로 가나

최종수정 2016.12.13 11:30 기사입력 2016.12.13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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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7차 집회에 참석한 시민들이 촛불을 밝히고 있다.

지난 10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7차 집회에 참석한 시민들이 촛불을 밝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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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문제원 기자] 대한민국 헌정 사상 최대 시민항쟁 기록을 쓰고 있는 촛불집회가 갈림길에 놓였다. 7주 연속 진행되면서 누적 참여인원 760만명의 '평화집회'라는 대기록을 세웠지만 사태가 장기화되고 일부 논란이 생기면서 앞으로 추진동력이 약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기 때문이다.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가결되고 최종 결정권이 헌법재판소로 넘어간만큼 시민들의 분노를 반영하고 유지할 수 있는 새로운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1500여개 시민사회단체가 참여한 '박근혜정권퇴진 비상국민행동(퇴진행동)'의 주최로 진행된 1~7차 촛불집회에는 40여일 동안 760만명에 달하는 시민이 참여해 촛불을 들었다. 박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이 국회에서 가결된 이튿날 촛불집회에도 전국에서 104만명이 참여해 대통령의 즉각퇴진을 촉구했다.
그러나 다양한 성향을 가진 수많은 시민이 참여한 만큼 일부 정치적인 구호와 방향성에서 충돌이 일기도 했다. 대표적인 게 지난해 민중총궐기를 주도한 혐의로 1심에서 5년을 선고받고 수감 중인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 석방 및 통합진보당 해산과 관련된 문제다. 퇴진행동은 지난 12일 중구 민주노총 대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민주주의를 위해 싸워 온 한 위원장에게 무죄가 선고돼야 한다"며 석방을 촉구했다.

이에 시민들의 의견은 엇갈린다. 지난 3일 촛불집회에 참석한 김민정(25)씨는 "무대에 오른 사람들이 한상균 위원장의 석방과 통진당 해산을 비판하는 얘기를 하기도 했는데 과연 모든 민심을 대변하는 주장인지는 모르겠다"며 "논란이 있는 얘기는 자제하는 게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 집회 참여자 중 일부는 민주노총에 거부감을 표하거나 노조파업에는 공감하지 않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온라인 시민평의회 등 '촛불민심'을 세력화 하려는 시도에 대해서도 논란이 인다. 정치스타트업 '와글'은 지난 6일 민심을 대변할 수 있는 시민의회를 만들고 대표를 선출하자고 제안했다가 "새로운 기득권이 생길 수 있다"는 비판을 받고 계획을 잠정 중단했다. 당초 동참의사를 밝혔던 방송인 김제동씨도 이와 관련해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누군가를 대표할 자격이 제게는 없고 그럴 생각도 없다"며 빠지겠다는 의사를 전달했다.
탄핵으로 박 대통령의 직무가 정지된 만큼 주말 촛불집회 장소를 청와대가 아닌 헌법재판소로 바꾸는 등 향후 계획의 조정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실제 지난 10일 촛불집회 당시 1000여명의 시민들은 예정에 없던 헌재 앞으로 방향을 틀어 행진과 집회를 진행하기도 했다. 이에 주최 측은 13일 오전 탄핵정국 긴급토론회를 열고 헌재의 탄핵 절차와 쟁점 등 앞으로의 상황에 대해 논의하는 자리도 가졌다.

퇴진행동 관계자는 "주말집회 때 헌재 앞으로 행진할 계획은 아직 없다"며 "2차 시민불복종운동과 노동계 총파업 등 앞으로의 구체적인 계획 역시 상황을 조금 더 지켜본 후 결정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문제원 기자 nest263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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